'시청'에서 '소장'으로…시나리오집 소비 열풍
최근 5년간 시나리오집 판매량 128.4% 증가
OTT로 N차 관람 가능해지며 디깅 소비 확산
소비 인증·공유하는 온라인 팬덤 문화도 한몫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관객이 1600만명을 넘긴 5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왕과 사는 남자' 상영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6.04.05.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5/NISI20260405_0021235761_web.jpg?rnd=20260405161601)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관객이 1600만명을 넘긴 5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왕과 사는 남자' 상영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6.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인기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또 보고, 끝내 책으로 대본까지 소장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서점가의 대본·각본집 시장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누적 관객 16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왕사남' 열풍은 서점가로도 번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출간된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구매층은 여성이 88.2%로 압도적이었고, 연령별로는 20대 28.9%, 30대 27.3%, 40대 22.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교보문고 시나리오집 카테고리의 전년 대비 판매 신장률은 2023년 -43.2%, 2024년 -28.6%, 2025년 -12.1%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34.3%로 반등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이 같은 변화를 OTT 기반의 반복 소비 문화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장 평론가는 "OTT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가 1회성 시청에서 반복 시청과 깊이 있는 탐구로 이동했고, 이른바 '디깅 소비(특정 분야를 깊이 탐구해 소비로 이어지는 패턴)가 시나리오집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은 교보문고 시나리오집 분야 5위에 올랐고, '약한영웅 Class 1' 대본집 세트는 드라마 방영 3년 뒤 출간됐음에도 3위를 기록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대본집 역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시청을 마친 콘텐츠를 다시 텍스트로 소비하는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예스24에서도 비슷한 추이가 나타났다. '헤어질 결심', '선재 업고 튀어' 대본집은 예약판매 직후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예스24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 판매량은 직전 5년(2016~2020) 대비 128.4% 증가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과거 각본집의 주요 독자가 서사 구조를 분석하거나 창작을 공부하려는 이들이었다면, 최근 독자들은 이미 소비한 콘텐츠를 다시 경험하기 위해 책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록과 아카이빙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콘텐츠 공개 시점에 맞춰 출간되며 동시 소비 성격을 띠고 있다. 미공개 장면, 콘티, 스틸컷, 작가 코멘터리 등이 더해지면서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하나의 소장 오브제로 기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헤어질 결심 각본 (사진=예스24 제공) 2022.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7/19/NISI20220719_0001045105_web.jpg?rnd=20220719141349)
[서울=뉴시스] 헤어질 결심 각본 (사진=예스24 제공) 2022.07.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팬덤 문화 변화도 한몫했다. 주요 시나리오집 구매층은 여성 비중이 평균 73.7%로 높았고, 20·30대 비중은 평균 63.4%에 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인증과 공유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나리오집은 일종의 '굿즈'이자 응원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팬들끼리 서로 연결되고, 소비를 인증하는 문화가 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 역시 "이해를 위한 독서에서 감정을 다시 호출하는 독서로 중심이 이동했다"며 "특정 배우나 작가를 지지하는 팬들이 책 구매를 통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각본집은 일종의 응원 수단으로 기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멜로가 체질' 대본집 세트. (사진=김영사 제공) 2026.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02113140_web.jpg?rnd=20260416172332)
[서울=뉴시스] '멜로가 체질' 대본집 세트. (사진=김영사 제공) 2026.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