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 야간 근로자, 2009, 6분 57초,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은 어떻게 변했을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에서 가나아트컬렉션 기획상설전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을 개최한다.
16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는 가나아트컬렉션과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이 바꿔놓은 한국 사회의 풍경과 그 이면의 인간적 감각을 조망한다. 민중미술부터 뉴미디어까지 18명의 작가, 2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아트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기증한 200점 규모의 소장품으로, 민중미술과 신표현주의 등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를 바탕으로 예술과 시대의 관계를 탐구하는 상설 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해왔다.
전시는 ‘기술’을 올해의 의제로 삼아 산업화와 도시화, 매체 환경 변화 속에서 형성된 사회 구조와 감각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읽어낸다.
구성은 ‘균열’ ‘재편’ ‘내면’ 세 개의 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전환기,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공동체가 해체되는 장면을 다룬다. 작가 이종구의 ‘국토–고추모종’은 기술과 자본이 농촌에 남긴 균열을 드러내고, 이명복의 ‘식사’는 화려한 만찬과 빈곤한 현실을 병치해 성장의 그늘을 보여준다.

이종구, 국토-고추모종, 1990, 164×66.2cm, 부대종이에 아크릴릭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번째 ‘새로운 질서의 심연’은 기술과 자본이 결합하며 재편된 사회 구조를 응시한다. 신제남의 ‘인간회귀’는 기술문명의 환상을, 박불똥의 ‘돈쟁’은 군사·정치·자본이 얽힌 현실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세 번째 ‘찬란한 공허’는 물질적 풍요 아래 축적된 공허와 소외의 감각을 다룬다. 신학철의 ‘부자’는 폐기물로 형성된 인물과 아이의 대비를 통해 기술문명이 남긴 공허와 인간의 가능성을 함께 묻는다.
전시는 2000년대 이후 작업으로 확장된다. 김세진의 뉴미디어 작업, 이원철의 사진, 박은태의 회화는 1980년대 제기된 기술 비판이 동시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기술 발전의 이면에서 변화해 온 인간의 삶과 감각을 되짚는 전시”라며 “과거의 기술 풍경을 통해 오늘날 기술문명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일 오후 2시 작품 해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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