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6개국 "미국은 위협"…트럼프가 뒤집은 대서양 민심

기사등록 2026/04/09 17:11:43

‘가까운 동맹’ 12%뿐, ‘위협’ 36%…중국보다 미국 더 두렵다는 응답도 우세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0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0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유럽 주요국에서 미국을 더 이상 동맹이 아니라 위협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폴리티코에 따르면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6개국 유권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미국을 ‘가까운 동맹’으로 본 응답은 12%에 그친 반면, ‘위협’이라고 본 응답은 36%에 달했다. 중국을 위협으로 본 응답은 29%로 미국보다 낮았다.

폴리티코는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대외 행보를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재집권 이후 그린란드와 캐나다 편입을 위협했으며, 동맹국들에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이 동참하지 않은 이란 전쟁까지 벌이면서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를 더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 보면 스페인에서 미국을 위협으로 본 응답이 51%로 가장 높았다. 이탈리아는 46%, 벨기에는 42%, 프랑스는 37%, 독일은 30%였다. 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미국 동맹을 핵심 안보 보증으로 여기는 폴란드는 예외였다. 폴란드에서는 미국을 위협으로 본 응답이 13%에 그쳤다.

응답자의 76%는 NATO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자국 군대를 보내 방어하는 데 찬성했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방어의 경우 찬성 비율은 81%로 더 높았다. 또 86%는 유럽이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고, 69%는 각국 군대와 병행하는 공동 유럽군 창설에도 찬성했다.

하지만 막상 개인의 희생이 걸리면 분위기는 달라졌다. 자국이 공격받을 경우 직접 무기를 들고 싸우겠다고 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47%는 군수·의료·민방위 같은 비전투 역할로 돕겠다고 했고, 16%는 직접 참여하지 않은 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12%는 아예 나라를 떠나는 방안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 유럽 각국 정부가 군비 확대와 병력 확충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치적 지지와 개인적 헌신 사이 간극이 뚜렷하게 확인된 셈이다.

국방비를 둘러싼 여론도 엇갈렸다. 전체적으로는 37%가 현재 국방비가 적정하다고 봤고, 같은 비율인 37%는 더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22%는 이미 너무 많이 쓰고 있다고 봤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국방비 증액론이 우세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39%가 과도하다고 답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폴란드는 56%가 현재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균열도 드러났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돕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34%, 지금 수준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31%, 너무 많이 돕고 있다는 응답은 30%였다. 독일은 지원 확대론이 강했지만, 이탈리아는 과잉 지원론이 우세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가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동시에, 유럽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도 함께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가 3월 13~21일 유럽 6개국 66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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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6개국 "미국은 위협"…트럼프가 뒤집은 대서양 민심

기사등록 2026/04/09 17:11: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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