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행료 부과 시사…해상운임 전가 리스크
"당장은 타격 없어…장기화시 비용 부담 우려"
![[서울=뉴시스]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길목에 위치한 7개섬. 이란 관리들은 이곳을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출처: CNN) 2026.03.3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02096613_web.jpg?rnd=20260330063910)
[서울=뉴시스]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길목에 위치한 7개섬. 이란 관리들은 이곳을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출처: CNN) 2026.03.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촉즉발이었던 중동 리스크가 일단 정지에 들어갔다.
해협 봉쇄라는 파국은 면했지만, 전자업계는 휴전 조건으로 거론되는 '통행료 부과'가 물류와 소재 수급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2주 휴전 동의에 이어 자정 직후(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증가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많은 긍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고 큰돈을 벌 것(Big money will be made)"이라고 적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를 받겠다는 의미다. 외신에서 거론되는 비용은 척당 200만 달러(약 27억 원)다. 통행료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고스란히 해상 운임에 전가될 수 있다.
호르무즈 통행료 이슈는 주로 원유를 실어나르는 유조선에 집중되어 있어, 원부자재나 가전 완제품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높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특히 해상 운임 변화에 민감하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은 부피가 커서 운송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양사의 연간 물류비가 연간 5조 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통행료 부과로 인한 운임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통상 물류 업체와 연 단위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통행료가 신설되더라도 당장 운임이 폭등하는 구조는 아니다.
문제는 통행료 부과의 고착화다. 게다가 전쟁 후에도 운임 비용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결국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물류비 비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미 맺어진 장기 계약과 보험 체계가 있어 단기적인 변동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통행료 부과가 장기화되어 향후 물류 계약 갱신 시점과 맞물리게 된다면 원가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전이 일단 확보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통행료든 전쟁이든 장기화와 고착화가 문제로 휴전과 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뭄바이=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2026.03.18.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18/NISI20260318_0002087391_web.jpg?rnd=20260318164934)
[뭄바이=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2026.03.18. *재판매 및 DB 금지
반도체 업계는 물류비 상승보다 핵심 소재인 헬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필수 소재인 헬륨의 약 65%를 카타르에 의존하며, 이는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
현재 국내 공급업체들이 약 4~6개월 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산 물량 추가 확보에 나서 당장의 생산 차질은 면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휴전 기간 내 근본적인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통행료 부담이 장기화되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휴전을 리스크의 종결이 아닌 일시적 유예로 해석하면서도 호르무즈 통행료 추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휴전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데다, 이미 급등한 전쟁 위험 보험료와 선박 운임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헬륨 등의 원자재 재고는 충분하고, 핵심 소재는 이미 여러 국가로 공급망 다변화가 잘 되어 있어 전쟁 이슈가 당장 비용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통행료가 부과되면 원가 상승의 요인은 될 수 있으나, 이 역시 장기화 여부에 따라 기업들이 공급망 추가 다변화 등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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