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에 올라야 했던 수녀 16명…'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존엄생 가능할 때 존엄사 가능해…'죽음을 대하는 태도'
신화와 문화로 살펴보는 죽음과 삶의 풍경…'죽음의 인류학'
![[서울=뉴시스] 조르주 베르나노스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06/NISI20260406_0002103885_web.jpg?rnd=20260406180744)
[서울=뉴시스] 조르주 베르나노스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4.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문학과지성사)=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794년 7월 17일, 콩피에뉴에 있는 가르멜 봉쇄 수도원의 수녀 16명이 체포된다. 프랑스 국민공회 정부 공안위원회 명령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의 시기였고, 반혁명 세력을 처형하는 공포정치의 한복판에 있었다.
작품은 순교 서원을 저버렸던 귀족 출신의 젊은 여성 '블랑슈 들라포르스'가 신앙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다.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블랑슈는 혁명당원들의 방화와 약탈 공포에 수도원에서 도망쳤다. 그러나 그는 비밀 집회 참석과 반자유 서적 소지 등의 이유로 체포된 동료들이 처형되는 트론광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신간은 독일 작가 게르트루트 폰 르포르의 소설 '단두대의 최후 여인'을 영화화하기 위해 쓰인 시나리오다.
지병으로 타계한 작가의 가방 속에 남아 있던 원고로, 그의 후원자이자 평론가인 알베르 베갱의 수정을 거쳐 연극 형식 대본으로 출판됐다.
![[서울=뉴시스] 소노 아아코 '죽음을 대하는 태도' (사진=책읽는고양이 제공) 2026.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06/NISI20260406_0002103886_web.jpg?rnd=20260406180818)
[서울=뉴시스] 소노 아아코 '죽음을 대하는 태도' (사진=책읽는고양이 제공) 2026.04.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죽음을 대하는 태도(책읽는고양이)=소노 아아코 지음
죽음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찾아온다. 하지만 삶과 죽음해 바라보지 못할 때 죽음은 느닷없는 상실로 다가온다.
저자 소노 아야코는 신간에서 죽음이 삶에서 비롯돼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한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문구처럼 삶 자체가 곧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이란 뜻이다. 그는 죽음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인간성의 회복이자, 각성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죽음이 50대부터 서서히 시작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심신은 단계적으로 죽음을 맞는다. 그래서 인간의 죽음은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 50대 정도부터 서서히 시작되는 완만한 변화 과정의 결과다."(232쪽)
여기서 더 나아가, 사마리아인이 자신들을 차별하던 유대인을 '불쌍히 여긴' 그 마음을 느껴야 미련 없이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도 말한다.
"이 '창자를 쥐어짜 내는 듯한 마음'을 나눈 경험이야말로 존엄한 삶(尊嚴生)이다. 그리고 존엄한 삶이 가능할 때, 자연스럽게 존엄한 죽음(尊嚴死)도 가능해진다고 믿는다."(243쪽)
![[서울=뉴시스] 이경덕 '죽음의 인류학' (사진=원더박스 제공) 2026.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06/NISI20260406_0002103887_web.jpg?rnd=20260406180917)
[서울=뉴시스] 이경덕 '죽음의 인류학' (사진=원더박스 제공) 2026.04.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죽음의 인류학(원더박스)=이경덕 지음
"죽음을 다루려고 의도한 궁극적인 이유는 삶을 돌아보고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저자 이경덕은 문화인류학자로서 신간에서 인류가 지금껏 죽음을 다뤄 온 방식과 관념을 좇는다.
신간은 세계 곳곳의 문화와 의례에 깃든 죽음의 의미와 상징, 종교마다 다른 시각, 신화에 녹은 통찰, 장수 시대의 그늘까지 아우른다.
살면서 다양한 죽음을 접했던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죽음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의례도 없이 처리되는 이별을 보며 죽음이 모욕당하고 있다는 분노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죽음을 통해 오늘의 죽음을 이해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논의의 끝은 죽음을 다시 정의해 보자는 제안이다.
"신화와 인류학의 오랜 가르침처럼 인간은 홀로 죽지 않아야 하며 죽음은 애도받아야 합니다. 그 가르침에 따르면 죽음은 우리를 공격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끝을 정함으로써 현재를 의미 있게 살게 해 주는 존재입니다."(259쪽)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