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이스라엘과 전쟁 지속 민간 추가 피해 야기"
"트럼프도 퇴로 확보…오판→평화의 승리로 바꿀 기회"
"美 요구 '핵 농축 제로' 불가…미·중·러 컨소시엄 구성"
![[뮌헨=AP/뉴시스] 지난 2020년 2월15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04](https://img1.newsis.com/2020/02/15/NISI20200215_0016084227_web.jpg?rnd=20200215233429)
[뮌헨=AP/뉴시스] 지난 2020년 2월15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0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체제내 실용파로 꼽히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이란이 승리 선언과 함께 평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이날 포린 어페어즈에 기고한 '이란은 어떻게 전쟁을 끝내야 하는가: 테헤란이 수용할 수 있는 협상안'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 분명히 승리하고 있다"며 "굴복을 강요할 수 있다는 망상으로 갈등을 시작한 미국인과 이스라엘인들은 이제 출구 전략 없는 수렁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이란인들에게 이 성공은 협상을 통한 종결을 모색하기보다 침략자들이 충분히 처벌받을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할 이유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이 논리에 따르면 지금 미국과 접촉해 퇴로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며 "이란은 우위를 점해 미국 기지를 계속 타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통행을 차단하며 미국이 지역내 주둔 양상과 태도를 바꿀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그러나 미국·이스라엘과 계속 싸우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만족스러울지 모르지만 이는 민간인의 생명과 인프라의 추가적인 파괴로 이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목표 달성에 실패해 절박해진 이들은 점차 필수 의약품, 에너지, 산업 현장을 표적으로 삼고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며 "폭력은 또한 서서히 더 많은 국가를 끌어들이며 지역적 발화를 전 세계적 대화재로 번지게 할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이란은 전략적 우위를 계속 싸우는 데 쓸 것이 아니라 승리를 선언하고 이 갈등을 끝내며 다음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거래를 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란은 모든 제재의 해제를 대가로 핵 프로그램에 제한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이 이전에는 수용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받아들일 수 있는 거래"라고 했다.
그는 "이란은 또한 양국이 향후 서로를 공격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미국과 상호 불가침 조약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미국과 경제적 교류를 제안할 수도 있는데 이는 미국과 이란 국민 모두에게 승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의적절한 퇴로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그의 거대한 오판을 지속적인 평화의 승리로 주장할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합의의 상당 부분은 핵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추구하지 않을 것과 농축 우라늄 비축량 전체를 합의된 수준인 3.67% 미만으로 희석할 것을 약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에 대한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종료하고 미국의 단독 제재를 제거하며, 파트너들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취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며 "이란은 방해나 차별 없이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 대가로 이란 의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 의정서를 비준해 모든 핵 시설을 영구적인 국제 감시 하에 둘 것"이라고도 말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미국은 더 엄격한 조건, 즉 '농축 제로'를 요구해 왔지만 미국 관리들은 그 요구가 비현실적임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은 두 차례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서 실패한 것을 이란으로부터 얻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이란과 관심 있는 걸프 이웃 국가들과 연료 농축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란은 모든 농축 물질과 장비를 그 공간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했다.
자리프 전 장관은 "서아시아 전역의 불가침, 협력,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지역 안보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지속적인 안전 통행을 위한 이란과 오만간 공식적인 논의가 포함된다"고도 말했다.
한편, 자리프 전 장관은 이란 체제 내부에서는 반미·반이스라엘 노선을 공유하면서도 서방과 협상·타협을 중시하는 실용파로 분류된다.
그는 2013~2021년 하산 로하니 정부 외무장관을 맡아 2015년 미국 등과 핵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협상을 지휘했다. 그전부터 유엔 주재 이란 대사 등을 맡아 이란의 핵·안보 문제를 놓고 미국과 비공식 접촉·실무 협상을 주도해 온 대표적 외교 관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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