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출렁인 3월…공포 정점 지났나[전쟁이 삼킨 증시①]

기사등록 2026/04/04 10:00:00

최종수정 2026/04/04 10:22:33

코스피 시총 1000조 증발…외인 57조 팔자

증권가 "출구전략 가동…안도랠리 가능성"

고유가 고착화·실적전이 가능성 경계해야

[테헤란(이란)=AP/뉴시스]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받은 이란 석유저장 시설에서 3월8일 짙은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27일 새벽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며, "테헤란 심장부"의 목표물을 공격한 것은 이란이 탄도미사일 및 기타 무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장소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서부의 미사일 발사대와 저장 시설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2026.03.27.
[테헤란(이란)=AP/뉴시스]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받은 이란 석유저장 시설에서 3월8일 짙은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27일 새벽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며, "테헤란 심장부"의 목표물을 공격한 것은 이란이 탄도미사일 및 기타 무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장소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서부의 미사일 발사대와 저장 시설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2026.03.27.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중동 전쟁' 공포가 국내 증시를 뒤흔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시장 불안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유가 흐름과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산 여부에 따라 2분기에도 한동안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3월 한 달간 이란 전쟁 상황에 크게 흔들리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전황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2월 6244.13으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에는 5052.46으로 1192포인트(19.08%) 빠졌다. 외국인들이 57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도 1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2월 말 5146조3731억원이던 코스피 시총은 지난달 말 4159조859억원으로 내려섰다.

이 기간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21만원대에서 16만원대로 23% 가까이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106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24% 하락했다. 피지컬AI 바람을 타고 67만원선까지 올랐던 현대차는 한 달 사이 34% 급락하며 44만원대로 낙하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2~3주간 이란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겠다"고 밝히며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협상 전략의 일환'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군사 목표 완수 이후 2~3주 내 철군을 시사한 만큼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에 따른 경제적 부담,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출구 전략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잠정적 종전일인 오는 9일까지 미국과 이란이 포괄적 합의에 이르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일인 다음 달 14일 전까지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선 합의-후 논의' 방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초 기본 합의를 도출한 뒤 다음 달 중순 이전 후속 논의를 이어가는 시나리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지만 현재 종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인내와의 싸움도 끝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는 미국이 잠정적으로 설정한 종전일인 오는 9일을 앞두고 협상을 통해 종전을 모색할 여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당초 설정했던 최장 6주간 전쟁기간 내 이란의 합의를 독촉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제시한 잠정적 종전일인 9일까지는 미국과 이란이 포괄적 합의에 이르고, 트럼프 중국 방문일까지 세부사항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증권가는 종전 수순이 가시화될 경우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며 안도 랠리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쟁 리스크 완화와 함께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투자심리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2분기 초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나타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안도 랠리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국민 연설로 시한이 정해짐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점차 이동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없는 이벤트에 의한 주식시장 하락은 결국 단기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던 것이 역사적 교훈이고, 이번 이란 전쟁 발발전 글로벌 거시경제가 양호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초강경 대응을 시사한 만큼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되며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는 2분기 코스피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전 기대에 따른 반등 여력은 유효하지만 유가와 환율 등 변수에 따라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 코스피 밴드를 '4700~5900'로 잡았다. 모든 리스크가 일거에 해소되는 베스트 시나리오에서는 코스피가 6400까지 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하단인 4700은 전쟁 장기화와 실적 전이 우려가 동시에 반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상단인 5900은 반도체 밸류 회복과 외국인 수급 안정이 동반될 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또 "위험이 해소돼 이익 추정치가 기존 경로를 밟는 동시에 밸류에이션까지 회복될 경우 6400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M증권은 2분기 코스피 밴드를 '5000~6000'으로 제시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복잡한 매크로 환경을 감안하면 멀티플 확장이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익 성장에 기대어 증시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전쟁 관련 출구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이란과의 협상 난항 장기화 가능성"이라며 "시장은 5~6월 종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만 확률 자체는 70% 아래로,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상태"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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