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권 소지자의 입국 및 경유를 전면 금지 조치도
UAE, 이란과 세계 경제 잇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총 2500여 발 드론과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 보다 많아
![[두바이=AP/뉴시스] 지난달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이 연료 탱크를 타격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2026.04.02.](https://img1.newsis.com/2026/03/17/NISI20260317_0001109968_web.jpg?rnd=20260317074854)
[두바이=AP/뉴시스] 지난달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이 연료 탱크를 타격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2026.04.0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이란의 집중적인 보복 공격을 당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 거주 이란인들에게 비자 취소 및 기관 폐쇄 등 대대적인 탄압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1일 보도에 따르면 두바이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수십 년 동안 UAE에 거주해 온 친척들의 비자가 갑자기 취소되거나 해외로 출국 후 입국이 취소돼 귀국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비자 취소하고, 입국 및 경유 금지하고
앞서 UAE는 자국내 오랜 역사의 이란 병원, 이란인 사교 클럽과 이란 학교를 여러 곳 폐쇄해 이란인들의 체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 같은 조치는 오랫동안 양국 간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의 기반이 되어 온 약 50만 명에 달하는 이란인 사회에 큰 타격을 입혔다.
UAE는 그동안 이란과 세계 경제를 잇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로 수년간 서방 제재를 피해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이란 기업과 국민들에게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란의 자금은 UAE의 상업 중심지 두바이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해 왔다.
두바이에 있는 1978년 개업한 이란 음식점 ‘알 우스타드 스페셜 케밥’의 주인 마지드 안사리는 UAE 정부의 강화된 제한 조치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안전을 원하고,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며 그럼에도 이란과 두바이 사이의 역사적 유대 관계는 깊으며 계속되는 분쟁으로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식료품점 이란인 점원은 이란에 가족이 있지만 두바이를 고향처럼 생각하며, 혹시라도 다시 돌아올 수 없을까 봐 떠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UAE, 군사 개입·자산동결 등 조치 가능성도
이란은 UAE를 향해 총 2500여 발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WSJ은 UAE가 이란과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무력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한 바 있다.
만약 UAE가 이 조치를 취할 경우 페르시아만 국가 중 최초로 참전국이 될 전망이다.
WSJ 보도에 따르면 UAE는 이란인 자산 동결 등 더욱 강력한 금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UAE의 이란 거주자 정책 변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모든 압박 수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시 공격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이란인 등 특정 공동체의 거주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다만 이란계 공동체가 사회의 소중하고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해협 양쪽 이란과 아랍인 수세기 교류의 역사
현재 이란 해안선의 일부는 1800년대에 오늘날 UAE에 기반을 둔 왕조의 지배를 받았다.
이란인들의 현재 UAE 지역으로의 이주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19세기에는 상인들이 두바이에 왔고, 1920년대에는 독실한 무슬림들이 이란의 샤 왕조가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등 세속화를 추진하자 이주했다.
이후 1970년대 후반 이슬람 혁명을 피해 세속주의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초기 이란 이민자 중 일부는 1970년대 초 UAE 건국 당시 UAE 시민권을 취득했다.
에든버러대 알왈리드 빈 탈랄 센터의 연구원인 미라 알 후세인에 따르면 UAE 시민의 절반 이상이 이란 남부 출신이다.
시민권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이란들은 이란 국적자로 계속 거주하며 일부는 몇 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비자로 여러 세대에 걸쳐 거주해 왔다. 비자는 취업이나 부동산 소유에 따라 유지된다.
이란계 알 후세인은 “나중에 이주해 온 이란 사람들은 이중적인 충성심을 가진 것으로 여겨질까 봐 성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쟁 이후 UAE 거주 이란인 상당수의 거주 허가가 취소되고,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발이 묶이고, 이란에 가족을 방문하러 온 여행객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란 국적자의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한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WSJ은 두바이의 이란 병원, 이란 클럽, 이란 경제인 협의회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UAE내 이란 사람들은 UAE를 비판하면 추방될까 봐 두렵고, 이란을 비난하면 이란이 그들의 가족을 추적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기업가이자 작가인 미샬 알 게르가위는 “이번 전쟁은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란은 관용적인 이웃을 잃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