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발달 저해·정서 불안" 전 세계적 경고음…인도네시아도 SNS 규제 합류
빅테크 중독 책임 인정한 美 평결 힘입어 '금지령' 확산…국내는 입법 논의 재점화
"청소년 보호가 우선" vs "표현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찬반 팽팽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중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교하고 있다. 2022.05.25. livertrent@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5/25/NISI20220525_0018845792_web.jpg?rnd=20220525160531)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중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교하고 있다. 2022.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과 뇌 발달 저해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위기감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8일부터 메타, 유튜브, 틱톡 등 8개 주요 SNS 플랫폼을 대상으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신규 계정 생성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법원이 메타와 구글에 대해 청소년의 SNS 중독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평결을 내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청소년의 심리적 취약성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사법적 판단으로 이어진 결과다.
글로벌 규제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청소년 SNS 규제안을 도입한 호주를 필두로, 유럽 각국도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14세 미만 이용 금지 법안을 추진 중이며, 프랑스는 15세 미만 제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영국 역시 영유아의 스마트폰 노출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라는 권고를 내놓으며 국가 차원의 개입을 본격화했다.
![[서울=뉴시스] 세계 청소년 SNS 이용 규제 추진 현황.](https://img1.newsis.com/2026/02/13/NISI20260213_0002063794_web.jpg?rnd=20260213142054)
[서울=뉴시스] 세계 청소년 SNS 이용 규제 추진 현황.
국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2명 중 1명(46.7%)은 SNS 이용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과의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 대한 조절 실패율은 42.2%에 달해 유아나 성인 등 타 연령층을 압도했다. 뇌과학 전문가들은 도파민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기에 이러한 고자극 콘텐츠에 지속 노출될 경우 문해력 저하와 정서 불안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SNS를 매개로 한 범죄 노출 수위도 우려할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등의 분석 결과,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비율은 2019년 8.3%에서 지난해 24%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피해자 평균 연령은 14세에 불과했다.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인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례가 36.1%로 가장 많았으며, 주요 접촉 경로는 채팅앱과 SNS 순이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제공) 2026.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21228008_web.jpg?rnd=20260330171855)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제공) 2026.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도 입법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최근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 측도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SNS 과의존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국회 및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겠다"며 "다만 연령대별 인지력 차이를 고려해 세분화된 접근 방식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규제 실효성과 기본권 침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규제 반대 측에서는 SNS가 약물처럼 명확한 물리적 해악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가 이용 자체를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관치'라고 비판한다. 반면 찬성 측은 청소년 우울증 유발과 인지 능력 저하 등 사회적 비용이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전면 금지'냐 '자율 규제'냐는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종선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법무학과 겸임교수는 KDI 경제교육·정보센터에 기고한 글에서 "규제 법률 제정과 함께 시의적절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체계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도 "청소년들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서 접할 수 있는 유해하고 불법적인 것에 부모 등 법정 보호자가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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