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조1구역에 "준공 일정 조정 불가피"
페인트·창호 등 주택 마감 공정 원자재 수급 차질
공사비 분쟁 격화시 주택 공급 줄줄이 지연될 수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중동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며 건설업계도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시내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2026.03.3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21227126_web.jpg?rnd=2026033010261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중동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며 건설업계도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서울시내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2026.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과 물류비 급등 여파가 국내 건설 현장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창호(새시), 외벽 도장 등 마무리 공정에 쓰이는 필수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힐스테이트 메디알레)에 '건설환경 악화에 의한 공사비 원가 상승 및 공기지연 보고'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유가·환율 상승과 운송비 증가,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자재 협력사가 오는 4월부터 페인트, PVC-플라스틱(창호, 몰딩, 걸레받이), 단열재, 방수재, 도배지, 아크릴, 시트지(가구, 창호류) 등 주요 자잿값을 10~40% 인상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건설은 공문에서 "전쟁 장기화에 따라 공급 중단이 지속될 경우 준공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도급계획서에서 정한 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항력의 경우에 해당해 공사기간 연장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대외 여건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공사비에 대한 보전 방안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혜량해달라"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당 공문은 건설 환경 악화와 관련돼 모든 현장에 전달된 사항"이라며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조합원 사이에선 가까스로 정상화돼 준공을 앞둔 대조1구역 사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조1구역은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동 245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서울 강북권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으로 통한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 직무정지로 1년, 공사비 1800억원 미지급 문제로 6개월 등 합계 1년 반 넘게 공사가 전면 중단됐었다.
이후 서울시 코디네이터 중재와 새 집행부 출범으로 2024년 6월 공사를 재개해 지난해 5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로 성공리에 분양을 마친 상태다. 대조1구역 공정률은 이달 말 기준 83.35%, 오는 10월 준공 예정이다.
한 조합원은 "이미 1년 반 가까이 공사가 멈추며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이 큰데 공기가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힘들다"며 "비축한 원자재 여유분도 충분히 있을 텐데 다른 현장도 멈춘 곳이 없는데 공기 연장 가능성부터 꺼내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이 불안해지자 정부가 나프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린 상태다. 여기에 유가 급등이 이어지면 운송비 증가로 시멘트, 철강 등 원자잿값 상승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건설공사비지수가 급등한 전례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1분기 103.04에서 2022년 1분기 113.77로 급등했다. 지난 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3.28(잠정치)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실제 국토부의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는 수급인(시공사) 귀책이 아닌 공사기간 연장 사유로 전쟁, 사변 등 불가항력의 사태를 명시하고 있다. 다만 공사비 증액 요구가 확산될 경우 조합과 시공사간 분쟁이 늘어나 사업이 줄줄이 지연될 수 있다.
민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뿐 아니라 올해 분양 예정인 3기 신도시 2만9000호도 영향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지난해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A-1블록은 사업기간이 2026년 12월에서 2028년 3월로 무려 15개월 늘었고, 공사비도 780억여원 증액됐다. 의정부 우정 A-2블록의 사업기간 역시 2027년 3월에서 2028년 12월로 21개월 늘어난 상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와 공기 증가가 개별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사업 진척을 좌우할 수 있다"며 "지금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현재 진행 중인 공사 현장 이외에도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정비사업지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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