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쟁' 펼친 멕시코, "실종자 1/3 생존 징후 확인"…유족들은 "숫자놀음" 반발

기사등록 2026/03/28 16:01:00

[마드리드(스페인)=AP/뉴시스]멕시코 최대의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조직의 국제 거래로 마드리드에서 압수된 무려 1.8톤의 메탐페타민 마약류를 스페인 경찰이 5월 16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조직의 두목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들을 위한 살인 집단 총수인 살라스를 지난 해 11월 체포, 최근 미국 검찰에 인도해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했다.  2024. 05. 26.
[마드리드(스페인)=AP/뉴시스]멕시코 최대의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조직의 국제 거래로 마드리드에서 압수된 무려 1.8톤의 메탐페타민 마약류를 스페인 경찰이 5월 16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조직의 두목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들을 위한 살인 집단 총수인 살라스를 지난 해 11월 체포, 최근 미국 검찰에 인도해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했다.  2024. 05. 26.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멕시코 정부가 마약 카르텔과 전면전에 나선 이후 급증한 실종자 13만 명 중 약 3분의 1의 생존 징후를 확인했다고 최근 발표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가 국가적 비극의 규모를 축소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실종 신고된 13만 명 중 약 31%에 해당하는 4만367명의 행정 활동 기록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백신 접종 기록 ▲출생·혼인 신고 기록 ▲세금 납부 내역 등 정부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검증한 결과, 이들이 실종 신고 후에도 활동한 흔적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마르셀라 피게로아 최고 안보 책임자는 "이 수치는 실종자들이 여전히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며 "이 가운데 5269명은 소재가 파악돼 실종자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당국은 상당수 사례가 범죄와 무관한 '자발적 가출'이라고 분석했다. 가족을 떠나 잠적하다가 실종된 남성이나, 학대 관계에서 도망친 여성이 실종으로 잘못 신고된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피게로아 책임자는 "모든 실종 사건이 강력 범죄와 연관된 것은 아니"라며 데이터 정교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종자 수색 단체들은 정부의 이같은 발표가 "실종자를 행정적으로 다시 한번 사라지게 만드는 행위"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2021년에 아들이 실종된 수색 단체의 리더 헥토르 플로레스는 "정부의 보고서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고 조사 방식에 있어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하고 국제 사회에서 체면을 세우기 위해 숫자를 줄이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멕시코의 실종자 문제는 2006년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카르텔의 보복 납치와 암매장이 횡행하며 불어났다.

카르텔은 공포를 확산시키고 살인 통계를 조작하기 위해 강제 실종 수법을 동원해 왔으며, 일부 사건에는 부패한 공권력이 개입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미겔 아구스틴 프로 후아레스 인권센터의 마리아 루이사 아길라르 소장 역시 성명을 통해 "정부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환영하지만 이번 발표는 실종 위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20년간 급증한 실종자 문제로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응답은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족들과 유엔 강제실종위원회(CED)는 지방 정부의 수사 의지 부족과 보복 우려로 신고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실제 실종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마약 전쟁' 펼친 멕시코, "실종자 1/3 생존 징후 확인"…유족들은 "숫자놀음" 반발

기사등록 2026/03/28 16:01: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