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녹화진술 증거능력 인정 특례는 합헌"

기사등록 2026/03/26 16:29:20

개정 전 성폭력처벌법 조항…재판관 4대 5로 합헌

위헌 의견이 다수였으나 최소정족수 6명 못 미쳐

"장애인 피해자 보호해야"vs"반대신문 일률 제한"

현재 법 개정돼…전문가 등 의견 듣게 조건 강화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03.2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성폭력 피해자가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장애인일 경우, 법정 직접 진술 대신 영상 진술을 재판의 증거로 인정할 수 있게 한 특례 조항을 헌법재판소가 4대 5로 합헌 결정했다.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으나 위헌 정족수인 6인을 채우지 못했다.

헌재는 26일 부산고법 울산재판부가 제청한 옛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30조 6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어 재판관 김형두·조한창·정계선·마은혁 4인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김상환 헌재소장과 정정미·정형식·김복형·오영준 재판관 5명은 위헌 취지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위헌법률심판은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가 진행 중인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일단 재판 진행을 멈추고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당사자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제청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위력으로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자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 받은 A씨가 신청한 것이다.

항소심 법원인 부산고법 울산재판부가 A씨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2023년 8월 이번 사건을 제청했다.

쟁점이 된 조항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하도록 정한 특례다.

다만 증거로 인정되려면 피해자의 조사 과정에 동석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이 공판에 출석해 성립의 진정함을 인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법정에서 직접 진술하지 않은 전문증거는 증거로 쓸 수 없도록 한 '전문법칙'의 예외를 적용한 것이다.

A씨 측은 1심 공판 도중 진술녹화 CD에 수록된 피해자 진술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를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3.2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를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3.26. [email protected]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조사에 참여했던 신뢰관계인을 법정에 불러 진정 성립 진술을 들은 뒤 이를 증거로 채택해 유죄 판결의 근거로 사용했다. 피해자에 대한 직접 증인신문은 실시하지 않았다.

헌재의 법정 의견(합헌)은 "장애인 피해자가 법정 진술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고통과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며 입법 목적이 정당한 조항이라고 봤다.

쟁점이 된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와 관련해서는 "반대신문권 보장의 핵심은 물리적 대면이라는 형식 자체가 아니라 진술의 진실성과 신빙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 보장의 여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면 반대신문이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반면 다수 반대의견은 "피해자의 진술이 유죄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반대신문 기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중대하게 제한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반대신문권은 피고인이 진술의 형성 과정에 참여해 이를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형사절차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기능을 가진다"라며 "이를 전면 배제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헌재는 지난 2021년 12월 이번 심판대상 법 조항이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적용되는 경우에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재판관 6대 3 의견이었다.

장애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문제된 조항은 지난 2023년 7월 개정됐다. 지금은 장애를 이유로 피해자가 공판에 출석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심리적 외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전문심리위원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뒤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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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녹화진술 증거능력 인정 특례는 합헌"

기사등록 2026/03/26 16:29: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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