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동원훈련 통지서 전달 안 한 가족 처벌…옛 병역법 위헌"

기사등록 2026/03/26 15:17:45

최종수정 2026/03/26 19:14:25

동원훈련 통지서 전달의무 태만죄, 전원일치 위헌

지난해 1월 법 개정된 후에도 기존 재판에 적용돼

즉시 효력 상실…유죄 확정된 당사자는 '재심' 가능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던 옛 병역법상 '통지서 전달의무 태만죄'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2026.03.2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던 옛 병역법상 '통지서 전달의무 태만죄'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2026.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던 옛 병역법상 '통지서 전달의무 태만죄'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 조항은 지난해 개정됐으나, 법 개정 전 발생했던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근거로 여전히 쓰였다. 헌재의 이번 위헌 결정으로 진행 중인 재판에서는 효력을 잃게 됐고, 이 조항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26일 대구지법이 직권으로 제청한 옛 병역법 85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의 선고기일을 열어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위헌법률심판은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가 진행 중인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일단 재판 진행을 멈추고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법원만 제청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옛 병역법 85조 중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부분에 해당한다.

헌재가 형벌에 관한 법률 조항을 위헌으로 선언하면 그 조항의 효력은 소급해 상실된다.

위헌으로 선언된 형벌 조항에 근거한 유죄 판결이 당장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조항을 근거로 유죄가 확정된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지난해 1월 병역법 개정으로 사라졌다.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이 부담하는 병역의무부과 통지서 전달의무 위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돼 현재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개정 법률이 시행된 지난해 1월 7일 이전 발생한 위반 행위는 부칙을 둬 형사 처벌하도록 했다.

헌재가 현재의 병역법까지 위헌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심판 대상이 아니므로 그 효력이 유지된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오직 예비군이 부대로 소집되는 동원훈련 소집 통지서에만 해당한다. 입영 통지서 등 다른 병역법 85조상의 통지서는 심리하지 않았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지난 2023년 3월 아들의 병력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대리 수령한 뒤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된 이모씨의 1심 사건을 심리하던 중, 직권으로 이번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를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3.2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를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3.26. [email protected]
헌재는 지난 2022년 5월에도 소집통지서를 예비군 대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가족을 처벌하도록 정한 옛 예비군법 제15조 제10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위헌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병역법상 동원훈련과 예비군법상 예비군훈련은 목적이 동일하고 그 대상도 예비군 및 보충역으로 같다"며 "훈련 대상 연차나 시간에 차이가 있으나 본질적 차이라고 보기 어렵고, 관련 위헌결정의 심판대상조항(예비군법)과 제청대상 법률조항은 내용과 형식이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옛 병역법 85조의 해당 부분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으로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헌심판을 제청했다"고 했다.

헌재는 대구지법 재판부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헌재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세대주 등 가족의 본인 전달 의무는 "동원훈련을 원활하게 실시할 목적으로 정부의 업무 수행 절차에 대해 단순히 국민으로서 협력하는 행정절차적 협력의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소집 통지서 전달 업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며 "우편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이나 전자문서의 방식을 사용하여 병역의무자에게 소집 통지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협력의 범위를 넘어서 형사처벌까지 가하는 옛 병역법 85조의 태도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동원훈련 실시를 위해 소집을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도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세대주 등이 소집 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아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를 위반한다고 해도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의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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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동원훈련 통지서 전달 안 한 가족 처벌…옛 병역법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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