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 안전 사각지대…'제2의 영덕 참사' 우려

기사등록 2026/03/25 10:55:08

최종수정 2026/03/25 11:24:23

태백 등 전국 풍력단지 사고 잇따라…원인 규명은 '깜깜'

제조사 데이터 독점 구조…국가 차원 통합 안전대책 시급

태백시 삼수동 풍력발전단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시 삼수동 풍력발전단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인 풍력발전기가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경북 영덕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강원 태백을 비롯한 전국 풍력단지의 안전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육상풍력 사고의 뼈아픈 역사는 지난 2016년 3월 5일 강원 태백시 삼수동 귀네미골에서 시작됐다. 당시 해발 1050m에 설치된 태백풍력 7호기(높이 80m)가 타워 이음새 절단으로 추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최상급 부품을 사용한 발전기가 완파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큰 충격을 주었으나 사고 원인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추측만 무성한 상태다.

특히 태백지역은 현재 9개 단지에서 68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이며, 최근(3월 19일)에도 태백 귀네미골 송전선로 화재로 소방이 출동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7개 지역에서 추가로 인허가가 추진 중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에 875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설비가 4.7MW급 이상으로 대형화되면서 하중과 돌풍에 따른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안전 점검은 여전히 제조사의 ‘자체 조사’에 의존하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사고 조사의 주도권을 정부와 전문기관이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핵심 운행 정보인 '스카다(SCADA)' 데이터를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어 외부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호남 해상풍력단지 인명사고가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만큼 이 문제는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했다.

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2016년 태백풍력발전기 전도사고는 추측만 무성하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20년 이상 된 풍력발전기는 업계에서 유지 보수와 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있지만 20년이 넘었다고 다 위험한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안전 시스템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주민 생활권과 밀접한 육상 풍력의 특성을 고려해 국가 차원의 통합 재발 방지 대책과 데이터 공개 의무화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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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 안전 사각지대…'제2의 영덕 참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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