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 대책 남양주서 미적용 논란
"전자발찌 범죄위험성 실시간 판단 한계"
전자발찌 실시간 연계·AI 플랫폼 내년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정부대응을 규탄하는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긴급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3.17.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7/NISI20260317_0021211920_web.jpg?rnd=20260317150058)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정부대응을 규탄하는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긴급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청이 지난해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최근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 핵심 대응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재범 위험이 높은 가해자에게 전자발찌 부착과 유치 등 강력한 격리 조치를 병행하도록 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제도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즉각 감찰에 착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다시 내놓았지만, 상당수 내용이 기존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 인프라와 법적 근거도 부족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8월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스토킹 등 고위험 범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은 접근금지 조치만으로는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2호)과 유치장 유치(4호)를 동시에 신청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범 위험이 높은 가해자에 대해서는 전자발찌 부착, 유치, 구속을 병행하는 등 강력한 격리 조치를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는 이러한 지침이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스토킹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잠정조치 가운데 1·2·3호를 신청해 피의자 A씨에게 적용했다. A씨는 가정폭력 및 스토킹 혐의로 여러 차례 신고됐음에도 선제적 격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 B씨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구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범행을 막지 못했고, 구속영장 역시 피해자 사망 이후에야 뒤늦게 신청됐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3-2호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찰이 A씨에게 스토킹 대응용 전자발찌를 추가로 부착했다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순간 관제센터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자동 경보가 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판단 기준을 담은 수사 매뉴얼이 존재했음에도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발찌 관제 시스템의 구조적인 한계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가 착용한 전자장치는 경찰이 관리하는 스토킹 전자발찌가 아니라 법무부가 운영하는 보호관찰용 장치였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반경 1㎞ 이내에 접근하더라도 경찰이 실시간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없고, 법무부로부터 단순 위치 정보만 전달받는 구조다.
이에 경찰청은 올해 30억원을 투입해 가해자 접근 시 경찰이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무부 시스템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내년 초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장치 역시 아직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재범 위험 예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데이터 통합 플랫폼만 운영 중이며, 핵심 기능인 AI 예측 시스템은 내년 도입이 예정돼 있다. 접근금지 위반 시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모바일 앱 역시 개발이 진행 중으로 도입 시점은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단순히 위치를 확인하는 수단일 뿐, 범죄자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강한 범행 의지를 가진 범죄를 현장에서 즉각 제지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침이 존재함에도 현장에서 빈틈이 발생한 점을 돌아봐야 한다"며 "스토킹이 중대한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전환과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뒷받침도 미비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종합대책에서 경찰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도록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하고, 수사관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2대 국회 개원 이후 발의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30여건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앞서 경찰청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실 대응을 지적하고 책임자 감찰을 지시한 데 따라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이번 감찰은 담당 수사관뿐 아니라 서장과 과장 등 지휘라인, 지역 경찰과 112 상황실 대응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조사로 진행된다.
아울러 약 1만5000건에 달하는 관계성 범죄 사건 전수조사에도 나선다. 전국 시도경찰청과 경찰서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 중인 사건을 점검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7일 이내 구속영장 신청 등 재발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와의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 공유, 전자발찌·스마트워치 연동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유재성 경찰청 직무대행은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며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이 추가 범죄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은 경찰의 핵심 책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경찰청은 즉각 감찰에 착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다시 내놓았지만, 상당수 내용이 기존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 인프라와 법적 근거도 부족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8월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스토킹 등 고위험 범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은 접근금지 조치만으로는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2호)과 유치장 유치(4호)를 동시에 신청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범 위험이 높은 가해자에 대해서는 전자발찌 부착, 유치, 구속을 병행하는 등 강력한 격리 조치를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는 이러한 지침이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스토킹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잠정조치 가운데 1·2·3호를 신청해 피의자 A씨에게 적용했다. A씨는 가정폭력 및 스토킹 혐의로 여러 차례 신고됐음에도 선제적 격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 B씨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구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범행을 막지 못했고, 구속영장 역시 피해자 사망 이후에야 뒤늦게 신청됐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3-2호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찰이 A씨에게 스토킹 대응용 전자발찌를 추가로 부착했다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순간 관제센터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자동 경보가 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판단 기준을 담은 수사 매뉴얼이 존재했음에도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발찌 관제 시스템의 구조적인 한계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가 착용한 전자장치는 경찰이 관리하는 스토킹 전자발찌가 아니라 법무부가 운영하는 보호관찰용 장치였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반경 1㎞ 이내에 접근하더라도 경찰이 실시간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없고, 법무부로부터 단순 위치 정보만 전달받는 구조다.
이에 경찰청은 올해 30억원을 투입해 가해자 접근 시 경찰이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무부 시스템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내년 초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장치 역시 아직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재범 위험 예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데이터 통합 플랫폼만 운영 중이며, 핵심 기능인 AI 예측 시스템은 내년 도입이 예정돼 있다. 접근금지 위반 시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모바일 앱 역시 개발이 진행 중으로 도입 시점은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단순히 위치를 확인하는 수단일 뿐, 범죄자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강한 범행 의지를 가진 범죄를 현장에서 즉각 제지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침이 존재함에도 현장에서 빈틈이 발생한 점을 돌아봐야 한다"며 "스토킹이 중대한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전환과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뒷받침도 미비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종합대책에서 경찰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도록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하고, 수사관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2대 국회 개원 이후 발의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30여건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앞서 경찰청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실 대응을 지적하고 책임자 감찰을 지시한 데 따라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이번 감찰은 담당 수사관뿐 아니라 서장과 과장 등 지휘라인, 지역 경찰과 112 상황실 대응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조사로 진행된다.
아울러 약 1만5000건에 달하는 관계성 범죄 사건 전수조사에도 나선다. 전국 시도경찰청과 경찰서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 중인 사건을 점검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7일 이내 구속영장 신청 등 재발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와의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 공유, 전자발찌·스마트워치 연동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유재성 경찰청 직무대행은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며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이 추가 범죄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은 경찰의 핵심 책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