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AP/뉴시스]2023년 5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2026.03.05.](https://img1.newsis.com/2026/01/31/NISI20260131_0000966163_web.jpg?rnd=20260131154344)
[호르무즈=AP/뉴시스]2023년 5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2026.03.05.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원이 다른 선원들과 가족이 연락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해상 방송국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지린성 출신 남성 류이원이 해상 공용 무선통신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원들과 가족을 연결하는 일종의 '간이 방송국'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류이원은 아랍에미리트 코르파칸 항 인근에 정박한 싱가포르 상선의 2등 항해사다. 해당 선박은 액화석유가스(LPG)를 싣기 위해 페르시아만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2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발이 묶였다.
해협에 머무르는 대부분의 선원은 통신 신호가 차단되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류이원은 비교적 육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다. 연결 상태는 불안정하지만, 다른 선원과 비교했을 때 운이 좋은 사례였다.
3월 초에 그는 타 선박의 선원으로부터 무전으로 연락을 받았다. 이 선원은 가족과 연락할 수단이 없어서 불안감을 느꼈고, 혹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류이원은 "내 가족도 소셜미디어로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데, 그 선원의 가족도 분명 걱정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면서 "내가 탄 배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니 연락을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류이원은 부탁한 선원의 아내를 소셜미디어 친구로 추가했고, 아내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휴대전화 스피커를 켠 후, 해상 연락에 사용하는 초고주파(VHF) 무전기 근처에서 재생했다. 무전기를 통해 아내의 목소리를 들은 선원은 답을 남겼고, 류이원은 이를 재차 녹음한 후 선원의 아내에게 전달했다.
선원은 "나는 괜찮다. 여기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데, 한 달 정도 후에야 다시 쓸 것 같다"면서 아내와 아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이에 아내는 "꼭 무사히 돌아와. 우리 모두 기다리고 있고, 걱정된다"고 답했다.
해당 사례를 시작으로 류이원은 선원들과 가족 사이의 연락을 도왔다. 어떤 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음성 통화를 연결한 후, 무전기에 스피커를 켠 휴대전화를 대서 짧게나마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류이원은 "현재 상황은 여전히 긴장감이 높고, 나도 두렵다.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우리를 걱정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래도 내 일을 사랑한다. 안전에 유의하면서 지낼 것이고, 가장 큰 소원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한 이용자는 "정말 훌륭한 일을 했다. 꼭 안전했으면 좋겠다"면서 류이원의 행동에 감탄을 표했다. 다른 이용자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춘망'에서 나온 시구를 인용하여 "봉화가 3개월 이어지니, 집에서 온 편지는 만금보다 귀하다(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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