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최고가 찍은 환율…1500원대에 자리잡나

기사등록 2026/03/17 06:00:00

최종수정 2026/03/17 06:11:40

17년 만에…원·달러 1500원 '뉴노멀' 될 수도

"단순한 강달러 문제 아냐…원화의 구조적 약세"

중동 불안·고유가 장기화시 추가 상승 압력

[서울=뉴시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소폭 하락해 149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3.8원 상승한 14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소폭 하락해 149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3.8원 상승한 14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넘어서며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을 넘어 고환율이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00원대에서 거래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중 1500원을 상회한 것은 2009년 이후 17년 만이다. 단순히 수급의 문제였던 금융위기와는 다른 복합적 구조 속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최근 환율 급등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꼽힌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달러화 가치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원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켰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촉발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원·달러 환율의 1500원 안착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며 "알루미늄·비료·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까지 동반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기 충격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위험선호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도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 원유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유가 상승 시 달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외국인 자금 변동성 확대 등이 맞물리며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년 사이 시중 원화 유동성이 팽창한 점도 환율의 구조적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인천공항=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로 원 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환전소에서 1달러에 1560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2026.03.16. dahora83@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로 원 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환전소에서 1달러에 1560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2026.03.16. [email protected]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1500원 돌파는 단순히 달러 강세의 문제가 아니라 원화 자체의 구조적 약세로 해석해야 한다"며 "2023~2025년 시중 원화 유동성이 11% 이상 확대됐다고 추산하며, 이것이 전쟁 리스크와 무관하게 환율을 1350원대에서 1450원대로 끌어올린 구조적 배경이 됐다. 전쟁 리스크가 해소된다 해도 1450원대가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1500원이 단순한 심리적 저항선이 아니라 새로운 환율 레벨로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이달 평균 환율은 이미 147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서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거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1600원대 선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환율의 1500원 돌파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우리나라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지정학적 불안이 환율에 미치는 파급력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며 "리스크 프리미엄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분간 1500원대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식·채권 시장의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환율은 국제유가의 등락에 사실상 연동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이 1600원대로 올라가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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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최고가 찍은 환율…1500원대에 자리잡나

기사등록 2026/03/17 06:00:00 최초수정 2026/03/17 06: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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