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초과세수 15조~20조 전망…빚 갚는데엔 안 쓰나[세쓸통]

기사등록 2026/03/15 10:30:00

최종수정 2026/03/15 10:34:24

반도체 호황, 주식시장 호조에 3년 만에 세수부진 탈출

초과세수 15조~20조 규모 전망…정부, '벚꽃추경' 착수

유류비 경감, 취약계층 지원 등에 재원 집중 투입할 듯

중동 사태 후 국채 금리 급등…'추경으로 상환' 목소리도

[서울=뉴시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예산처 제공) 2026.0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예산처 제공) 2026.03.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 몇년간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나라 살림살이가 오랜만에 여유를 찾은 모습입니다. 지난 1월 국세수입은 52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2000억원 더 걷혔습니다.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 전반적인 세수 여건이 개선된 영향입니다.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당초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서 목표로 했던 법인세 수입보다 훨씬 더 큰 세수가 걷힐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2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이익규모가 2배 이상 늘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45조2000억원으로 31% 가량 증가했습니다. 3월 말 기업들이 법인세 신고를 하게 되면 올해 세수 규모를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 기업 실적 호조로 대기업 근로자 임금이 크게 늘면서 소득세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 증권거래세 세수도 예상치를 상회할 전망입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체 국세수입이 당초 예산(390조2000억원)에 비해 15조~20조원 가량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 몇년 간 나라 살림은 세수 가뭄에 시달렸습니다. 2023년에는 56조4000억원, 2024년에는 30조8000억원의 결손을 냈습니다. 세수 실적이 예산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는 뜻입니다. 지난해에는 세수가 예산을 1조8000억원 초과했지만, 이는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세입 예산을 본예산 대비 11조4000억원 감액(세입경정)한 데 따른 결과였습니다.

올해는 경기 개선과 반도체 호황, 주식시장 호조 등에 따라 확실히 지난 3년보다는 재정 여건이 나아진 모습입니다. 정부는 올해 15조~20조원의 초과세수가 생길 경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기업은 선전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온기가 청년층과 취약계층으로 확산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또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줄여줄 필요성도 생겼습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13일 '벚꽃 추경'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최대한 빨리 추경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고유가 상황 대응을 위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현 상황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외부 충격에 따라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수출기업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추경 사업을 발굴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추경을 통해 지출 규모를 얼마나 늘릴지도 관심사입니다. 만약 정부가 올해 초과세수를 2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이를 모두 지출에 활용할 경우 전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던 지난해 2차 추경(지출 확대 22조6000억원)과 맞먹는 규모가 됩니다. 이는 2006년 국가재정법 시행 이후 실시된 추경 중 4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합니다. 위기 대응보다는 경기 부양 성격의 추경에 가까워지는 셈입니다.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을 통해 유류비 등을 지원하면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출 규모가 너무 커지면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수요가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2차 추경예산 집행이 시작된 이후 10~12월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p가량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초과세수의 일부를 취약계층 지원과 유가 대응 등에 사용하고, 일부는 국채를 상환하는데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유가나 환율 만큼이나 채권 시장의 혼란도 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7% 수준으로 중동 전쟁 발발 후 0.25%p 가량 급등했습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합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금리에 반영되면서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입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재정 부담이 커집니다. 또 국채 금리는 전반적인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됩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시장금리도 따라 올라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금리 변동성이 매우 큰 경우에는 금융 불안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중동 사태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도 최근 국채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년 전보다 0.93%p나 높아진 수준입니다. 시장에 너무 많은 국채가 풀린게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해 두 차례 추경을 편성하면서 국채 발행 물량은 당초 계획 대비 30조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채 발행 잔액은 2024년 1127조원에서 2025년 1250조6000억원으로 123조6000억원이나 증가했고, 올해 2월 기준으로는 13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최근 국채 금리 급등세가 나타나자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섰습니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경색이 발생했던 2022년 9월 이후 3년6개월 만입니다. 최근 채권 시장 위축이 가볍게 보기 어려운 일임을 잘 보여줍니다.

정부는 이미 이번 추경을 위해 추가적인 국채 발행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과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리지 않는 것을 넘어 일부는 상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시중에 풀려있는 국채를 거둬들이는 상황에서, 정부도 초과세수 일부를 금융 안정과 재정 건전성 개선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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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초과세수 15조~20조 전망…빚 갚는데엔 안 쓰나[세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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