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정된 예산·정책 재량 고려해 적용 범위 설정"
인권위 "이주노동자 경제 기여 고려…사회통합 확대"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05/NISI20240705_0001594622_web.jpg?rnd=20240705154854)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경제 상황 대응을 위한 정부 지원금 사업을 추진할 때 외국인 지급 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의견이 나왔다.
인권위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과 같은 경제 상황 대응 재정지원 사업을 시행할 경우 외국인 지급 대상 범위를 넓히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행정안전부와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진정은 이주노동자 단체 대표 등이 제기했다. 진정인들은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시행하면서 외국인 지급 대상을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 의료급여 수급자 중에서도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난민 인정자 등 일부로 제한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부 재정을 투입해 긴급히 시행되는 시혜적 지원 사업인 만큼,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외국인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 취지와 재정 부담, 집행 가능성, 기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 대상 범위를 설정한 것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외국인 지급 대상 범위를 제한한 것이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해당 진정은 기각했다.
다만 인권위는 국내 이주민 규모와 경제적 기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지원 정책에서 외국인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만명을 넘는다. 인권위는 장기간 체류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제조업·건설업·농축산업 등 핵심 산업에서 일하며 세금과 사회보험료 납부, 지역 소비 등을 통해 우리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부양 정책에서 이주민을 과도하게 배제할 경우 사회적 형평성과 공동체 연대를 훼손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또 국제 인권 규범은 국적을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경기 부양이나 재난 대응 지원을 외국인에게도 폭넓게 적용한 사례가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특히 고려인 등 외국국적 동포의 경우 역사적·사회적 연관성이 있음에도 국적 취득의 어려움으로 제도적으로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고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 주거 취약 등 문제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인권위는 "외국국적 이주민의 인권 보호와 사회통합을 증진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재정 지원 정책의 적용 대상을 포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