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비밀 찾았다…뇌 속 '중독 회로' 발견

기사등록 2026/03/09 11:27:57

최종수정 2026/03/09 13:08:24

KAIST, UCSD와 공동연구 '파발부민(PV)' 세포가 핵심

향후 정밀 표적치료 전략 수립 가능, 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와 미국 UCSD 공동 연구팀이 뇌 속 특정 신경세포가 뇌 신호 흐름을 조절하는 핵심 통로임을 규명하고 마약 탐색 행동을 결정짓는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왼쪽부터)UCSD 생명과학과 정민주 박사·임병국 교수,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와 미국 UCSD 공동 연구팀이 뇌 속 특정 신경세포가 뇌 신호 흐름을 조절하는 핵심 통로임을 규명하고 마약 탐색 행동을 결정짓는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왼쪽부터)UCSD 생명과학과 정민주 박사·임병국 교수,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한번 손을 대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약 중독이 단순히 충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 피질(PFC)의 기능저하 때문이 아니라 특정 신경세포 회로의 불균형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석좌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샌디에이고대학(UCSD) 임병국 교수팀이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임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에서 다른 신경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신경신호의 균형을 조절하는 파발부민(PV)  양성(positive) 억제성 신경세포에 주목하고 이 세포가 뇌의 흥분신호를 조절하는 일종의 '브레이크 게이트(brake gate)' 역할을 하며 금단 이후 나타나는 마약 탐색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의 전전두엽 피질(PFC)은 흥분신호와 억제신호가 균형을 이뤄야 충동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만성 약물노출이 이런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확인키 위해 쥐를 대상으로 코카인 투여실험을 진행,  전전두엽 내 억제성 신경세포들이 언제 활성화되고 하위 뇌 영역으로 어떻게 신호를 보내는지 추적했다.

실험 결과, 전전두엽 피질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약 60~70%를 차지하는 파발부민(PV) 세포는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 할 때 활발하게 작동했다. 하지만 더 이상 약물을 찾지 않도록 훈련하는 '소거 훈련(extinction training)'을 진행하자 이 세포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PV 세포의 활동 양상이 중독에 의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거 과정을 통해 다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신경활동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PV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자 쥐의 코카인 탐색행동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 세포를 활성화하면 소거 과정 이후에도 약물을 다시 찾는 행동이 지속됐다. 특히 이런  효과는 설탕물과 같은 일반적인 보상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마약 중독 행동에서만 특이적으로 관찰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같은 억제성 신경세포인 소마토스타틴(SOM) 세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으로, 파발부민(PV) 세포가 마약 중독 행동을 선택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전전두엽에서 시작된 신호는 보상과 관련된 핵심 뇌 영역인 복측피개영역(VTA)의 보상회로로 전달되며 이 경로가 마약을 다시 찾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독 행동 조절의 핵심 통로임을 규명했다.

이때 PV 신경세포는 이 신호의 흐름을 조절해 도파민(Dopamine) 신호에 영향을 주거 중독 행동을 유지할지 억제할지를 결정하는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중독 재발이 전전두엽 전체의 기능저하 때문이 아니라 특정 신경세포인 파발부민(PV) 신경세포가 전전두엽과 보상 회로를 잇는 신경경로의 조절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UCSD 정민주 박사가 1저자로, UCSD 임병국 교수와 KAIST 백세범 석좌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신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뉴런(Neuron)' 온라인판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백세범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 중독이 특정 신경세포와 하위 신경회로의 조절 균형이 붕괴되면서 나타나는 회로 수준의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파발부민(PV) 세포가 중독 행동의 게이트 역할을 한다는 발견은 향후 정밀 표적치료 전략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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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비밀 찾았다…뇌 속 '중독 회로' 발견

기사등록 2026/03/09 11:27:57 최초수정 2026/03/09 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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