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전문투자자 중심 자금모집 전망
3년까지 상장 유예 가능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개인 투자자도 비상장·벤처 혁신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성장펀드(BDC) 제도가 이달 도입된다. 하지만 실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일반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적어도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기 자금 모집 부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펀드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등 개정안이 오는 17일 시행된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내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운용사별 상품 출시와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BDC는 일반 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벤처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장형 공모펀드다. 지금까지 혁신·벤처 투자 시장은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가 대부분이었지만 BDC를 통해 개인도 상장주식처럼 매매하며 벤처 투자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제도 도입 취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코스닥 상장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BDC는 최초 발행 후 90일 이내 상장해야 하지만, 전문투자자 자금만으로 설정된 경우 최대 3년까지 상장을 유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용사들이 초기에는 일반투자자 모집, 상장에 따른 공시 등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펀드를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BDC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들도 비상장 벤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가 강하지만 대형 판매사를 끼고 있거나 은행 계열사를 둔 운용사가 아니라면 일반투자자로부터 시딩(초기 자금 모집)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도 준비하는 데 있어 시딩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처음부터 공모를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상장하면 공시 의무도 엄격해져 현재 운용사들 인력 등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상장형 벤처 투자 상품이라는 취지가 약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 공모펀드로 도입된 제도가 초기에는 사실상 사모펀드처럼 운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투자자만으로 구성해도 공모형으로 갈 경우 90일 이내에 상장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은 공모형 발행을 최대한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전문투자자 자금으로만 해서 3년까지 상장을 안할 수 있게 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며 "초기니까 당장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올 거라 생각은 안 하지만 상장하겠다는 곳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일반 투자자들이 유입되면 바로 상장을 추진하고 법적 요건들을 갖춰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강요하거나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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