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 환율 1500원선…산업계 긴장 고조(종합)

기사등록 2026/03/04 17:34:42

최종수정 2026/03/04 19:38:24

반도체·자동차 '중립'…조선·정유 "단기적 실적 상승"

항공 리스료 등 비용증가…철강, 에너지비 '이중고'

"1400원대 뉴노멀…1500원대 돌파는 전혀 달라" 우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6.1원)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출발했다. 2026.03.04.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6.1원)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출발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이창훈 박나리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야간거래(오후 3시30분~다음날 오전 2시)에서 한때 1505.8원까지 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몰린 것이 주요 배경이다. 달러 강세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급해야 하는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담이다.

반도체·자동차 '중립'…"상대적으로 부담 적어"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원가 상승 요인의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상승은 결국 글로벌 고객 감소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되는 효과 발생한다"며 "영업 외 분야에서 외화 차입금이나 달러 기준 매출 채권에 대해선 마이너스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고객 수요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는 양날의 칼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미국향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달러 강세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이나 자재 수급과 관련이 있어 복잡하다"며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리스비·유류비 부담…"비수기에 날벼락"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바이행 등 일부 항공편이 운항 중단된 2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2026.03.02. xconfind@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바이행 등 일부 항공편이 운항 중단된 2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2026.03.02. [email protected]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항공업계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는 시기다.

탑승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의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통상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 항공권 구매 시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전반에 안 좋은 상황"이라며 "파생상품을 통해 외부 변수를 제어하려고 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정유 "초기엔 긍정적…장기화시 수요 위축 악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속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3.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속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환율 상승은 정유업계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지만 수출할 당시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부담이 상쇄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에 싸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이익 인식으로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다만 장기적으로 환율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원유 도입의 단가가 올라 운전자본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여기에 높아진 환율을 제품가에 적용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주유소에 미리 자신의 차량에 주유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매출이 커지기 때문에 나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가 줄어드는 좋지 않은 상황이 온다"고 설명했다.

조선, 3년치 수주에 적은 부담…철강 "이중고"

[영암=뉴시스] 전남 영암 HD현대삼호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 2026.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영암=뉴시스] 전남 영암 HD현대삼호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 2026.0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수주 산업인 조선 업계는 이미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선업은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다. 이미 3~4년 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조선 업계는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은 있지만 국내 밸류체인이 형성돼 있어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이지 않다"며 "단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해 선주사의 재정이 악화하면 발주 계획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다.

철강 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외 철강 수요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1400원대 뉴노멀, 1500원대는 상황 급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산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쟁이 길어질 경우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6.03.0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산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쟁이 길어질 경우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6.03.02. [email protected]

산업계는 지난 2024년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장기적으로 유지해 뉴노멀을 맞이했다.

어느 정도 적응력을 키운 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서 그 부근에 안착하는 시나리오는 전혀 다르다.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국내 산업의 기초 체력을 뒤흔드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1400원대의 환율이 장기화 돼서 뉴노멀처럼 형성돼 있었다"면서 "현재의 환율이 당장 충격을 주는 상황은 아니지만 1500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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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 환율 1500원선…산업계 긴장 고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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