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돌아갈래?" 고흥 양식장서 외국인 노동자 착취 의혹

기사등록 2026/03/04 13:45:20

최종수정 2026/03/04 15:48:24

월급 23만원·임금 삭감·숙박비 공제 등 주장 제기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불법중개업자 등 6명 고소

[고흥=뉴시스]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30여 개 단체는 4일 오전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흥 양식장 외국인 노동자 착취 의혹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2026.03.05. photo@new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뉴시스]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30여 개 단체는 4일 오전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흥 양식장 외국인 노동자 착취 의혹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2026.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뉴시스]이현행 기자 = 전남 고흥군의 굴 양식장에서 일한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심각한 임금 착취와 강제노동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전남 노동·시민단체는 '현대판 노예제이자 인신매매'라며 철저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30여 개 단체는 4일 오전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낯이 들어난 계절노동자에 대한 노동력 착취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 A(28·여)씨는 지난해 11월 E-8 어업 계절노동자로 입국했다. 그러나 약속된 월 209만원의 임금 대신, 실제로 받은 첫 달 월급은 23만5000원에 불과했다. 고용주는 시급제가 아닌 굴 무게당 3000원의 단가로 계산했으며, 하루 12시간을 넘는 고강도 노동을 시켰다고 단체는 주장했다.

또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필리핀으로 돌려보내겠다'는 협박을 들으며 유자 농장 등 계약 외 노동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증언했다. 단체는 사용자가 임금 삭감, 현금 지급을 통한 증거 인멸, 부당 숙박비 공제 등 조직적으로 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주거환경 역시 열악했다. 신고상 쾌적한 숙소로 등록된 곳은 사실상 폐가 수준의 주택이었으며, 방 3개짜리 공간에 여성 노동자 15명이 거주했다. 숙소에는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외출이 제한됐고, 1인당 월 31만원의 숙박비가 공제됐다.

특히 불법 중개업자 B씨는 직업안정법상 허가 없이 노동자를 알선·감시하며 노동실적과 숙소 출입을 통제했다고 단체는 말했다.

A씨와 단체는 지난 2월25일 양식장 관계자 2명과 불법중개업자 4명을 광주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고소했다.

이들은 정부와 수사기관에 ▲인신매매·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즉각 수사 ▲브로커 사무실·휴대전화 압수수색 ▲계절노동자 실태 전수조사와 제도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단체는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정부가 방관한 사이 고흥의 한 양식장에서 인간의 존엄이 무너졌다. 피해자가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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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돌아갈래?" 고흥 양식장서 외국인 노동자 착취 의혹

기사등록 2026/03/04 13:45:20 최초수정 2026/03/04 15: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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