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 vs "美 대사관 난입 시도"
이란 정부, 7일 공휴일·40일 애도 기간 선포
![[벨뷰=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주 벨뷰에서 '보이스 오브 이란'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이란 태생 여성이 풍선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미국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열린 것으로, 참가자들은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2026.03.01.](https://img1.newsis.com/2026/03/01/NISI20260301_0001065727_web.jpg?rnd=20260301095431)
[벨뷰=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주 벨뷰에서 '보이스 오브 이란'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이란 태생 여성이 풍선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미국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열린 것으로, 참가자들은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2026.03.01.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하자, 이란 사회 내부에서 환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반대로 최고 지도자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추가 공습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메니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이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 나와 축포를 터트렸다.
NYT가 수도 테헤란 주민 3명을 통해 관찰한 결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군중이 "만세" "자유!"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새로운 세상에 온 걸 환영한다" 등을 외치며 춤을 추고 환호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렸고,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았고, 강렬한 페르시아 전통 음악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파르스주 갈레 다르 인근에서는 사람들이 하메네이로 추정되는 남성의 실루엣이 새겨진 기념비를 무너뜨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테헤란 주민 사라(53)씨는 NYT에 "사망 소식을 듣고 기뻐 펄쩍 뛰었다"며 "밖으로 나가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이웃들과 함께 웃으며 춤췄다"고 했다.
그는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으며, 당시 보안관에게 곤봉으로 맞거나 눈에 최루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1월 보안군에 시위대를 향한 무력 사용을 직접 명령한 바 있다. 인권 단체들은 무력 사용으로 최소 7000명 이상의 이란 국민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망 소식은 하메네이 통치 기간 가족이 사망하거나 투옥됐던 사람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처럼 느껴졌다고 NYT는 보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란인들도 화상 통화를 통해 고국에 있는 가족과 기쁨을 나눴다.
![[테헤란=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 소식을 접한 정부 지지자들이 하메네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01.](https://img1.newsis.com/2026/03/01/NISI20260301_0001066126_web.jpg?rnd=20260301125300)
[테헤란=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 소식을 접한 정부 지지자들이 하메네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3.01.
반면 검은 옷을 입고 눈물을 흘리며 하메네이 암살 작전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암살 작전은)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7일간의 공휴일과 40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은 국영 매체 인터뷰에서 "이란을 분열시키는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단결을 촉구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전국적으로 미국·이스라엘 폭격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추모 의식은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라즈·야수즈·로레스탄 등에서 하메네이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매체가 마슈하드 인근 성지에서 하메니이 지지자들은 슬픔에 잠겨 오열하거나 쓰러지는 모습도 보도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NYT는 "하메네이를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로 여긴 지지자들이 축하 행사를 지켜보는 것이 괴롭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으나, 거리에선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하메네이 사망에 반발하는 시위는 인접 국가인 이라크, 파키스탄 등에도 번졌다.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이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그린존'(Green Zone·정부 청사와 외국 공관이 밀집해 고도의 보안이 유지되는 지역)에서 시위대의 난입 시도가 있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남부 신드주 카라치에는 친이란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에 불을 지르고 창문을 부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CNN은 이날 현지 구조대를 인용, 시위대 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NYT는 "하메네이의 약 40년 집권이 끝나고 이란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 불확실하다"며 "새로운 정부 시스템이 들어설지, 아니면 하메네이 후계자들에게 권력이 이양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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