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음 올해의 앨범' 추다혜차지스, 極樂의 진짜 '얼터너티브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사등록 2026/03/08 11:12:53

6일 서울 모래내시장 내 소공연장 극락 공연 현장

[서울=뉴시스] 추다혜 차지스. (사진 = 소수민족컴퍼니 제공) 2025.07.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추다혜 차지스. (사진 = 소수민족컴퍼니 제공) 2025.07.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상(한대음 앨범상) 받으니까 공연도 매진되고 좋네요. 여기 아내가 하나 있는 재호도 있고요. 하하."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시장의 소공연장 극락(極樂). 사이키델릭 샤머닉 펑크(Psychedelic Shamanic Funk) 밴드 '추다혜차지스(Chudahye Chagis)'가 최근 '한국의 그래미 어워즈'로 통하는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KMA·한대음)에서 정규 2집 '소수민족'으로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과 이 앨범의 수록곡 '허쎄'로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를 차지하며 2관왕을 안은 이후 처음 공연을 열었다.

보컬 추다혜는 극락에 가득 찬 관객들을 천천히 둘러본 뒤 유머를 섞어 가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인디 음악 팬들 사이에서 밈(meme)이 돼 퍼져나가고 있는 '아내가 하나 있다'는 워딩은, 추다혜차지스의 베이스 김재호가 수상 소소감 "사실 저도 아내가 하나 있습니다"가 출처다. 당일 MC를 본 래퍼 넉살은 "숫자를 붙이면 어떡해요. 아내 앞에"라고 장난 섞인 핀잔을 줬고, 이후 해당 말은 인디 신의 새 펀치라인이 됐다. 추다혜 차지스 역시 한국에 하나 있다.

이날 공연은 시상식 전 미리 예정돼 있었지만, 추다혜차지스 한대음 수상 애프터파티도 겸했다. 이날 특별히 마련된 '추다혜 차지스 칵테일'(추차칵)도 뭉근하게 분위기에 취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위로의 자리였다. "모진액운 비수창검이 다 막아주신다 ♩♪" '작두'를 시작으로 추다혜차지스가 들려준 무가(巫歌) 기반의, 국내 '한 팀 있는' 이들의 노래들은 "도망가고 싶다(도망가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 그때 돼도 신명에게 의지해라 / 신명에게 의지해서 가다 보면 / 또 넘어진다 또 일어나라 / 일곱번 넘어져도 팔딱 일어나라"('사이에서') 등의 용기를 북돋아줬다.

"산으로 산신대왕 물로는 다섯용궁 / 인간불도맹진국 할마님 오시저 허는데 / 새돌라 옵네다 요새를 도리저 / 주어라 훨쭉 훨쭉 훨짱"처럼 제주도의 무가에서 영감을 받은 '사는새'는 관객들에게 축원이 됐다. 실제 제주에서 올라 온 관객도 있었다.

추다혜차지스의 대표곡 '리츄얼댄스'는 여전히 그루브가 압권이었으며, '좋다 잘한다 좋다'에서 객석 사이에서 터져 나온 "좋다 잘한다 좋다"의 떼창 열기는 K-팝 콘서트 이상이었다.
[서울=뉴시스] 모래내시장 내 극락으로 들어가는 입구. 2026.03.08. realpaper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모래내시장 내 극락으로 들어가는 입구. 2026.03.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추다혜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팬들과 호흡했다. 특히 이미 품절돼 구하기 힘든 1집 LP와 관련한 기묘하고도 유쾌한 '설화'(?)를 풀어놓았다.

추다혜는 "아는 동생이 1집 LP를 사서 방에 뒀는데, 계속 악몽을 꿔서 고생하던 그 동생의 언니가 어느 날부터 잠을 잘 자기 시작했다더라"며 "알고 보니 방에 둔 LP가 악몽을 막아준 것 같다는 실화 같은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녀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일주일 넘게 악몽을 안 꿨다고 한다"며 "오늘 딱 20장 남은 LP를 가져왔으니 얼른 사 가시라"는 너스레를 떨었다.

이러한 영험한 에피소드는 이들의 음악적 정체성과도 실제 맞닿아 있다. 추다혜차지스는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실사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 중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무당의 힘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영혼을 어루만지듯, 추다혜차지스의 무대 역시 현대판 '굿' 그 자체다.

무속 음악이라는 '소수'의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비틀어낸 이들의 본능적인 음악은, 이제 '다수'의 대중에게 강력한 해방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한국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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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음 올해의 앨범' 추다혜차지스, 極樂의 진짜 '얼터너티브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사등록 2026/03/08 11:12: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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