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작영상·참사 2차가해까지 송치
플랫폼 규율·입법 공백은 여전
![[의정부=뉴시스] 경찰 바디캠 AI 허위영상물.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자료 캡쳐) 2026.02.0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2053622_web.jpg?rnd=20260202095625)
[의정부=뉴시스] 경찰 바디캠 AI 허위영상물.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자료 캡쳐) 2026.0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허위·조작정보 유포에 대해 경찰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참사를 악용한 2차 가해부터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영상까지 온라인상 허위정보 확산이 이어지자, 그동안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았던 전기통신기본법 조항까지 활용하며 구속 수사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판례가 드물었던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2항이 최근 허위정보 유포 사건에 잇따라 적용되며 구속·송치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사이버수사심의관(경무관)을 팀장으로 하는 '허위정보 유포 단속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올해 1월 2일부터는 매크로 등 조직적·전산적 방식의 허위정보 범죄에 대한 집중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110명을 검거했고 199건을 수사 중이다. 허위·유해정보 1074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삭제·차단을 요청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구속된 인원은 연간 0~3명 수준이었다. 반면 올해 1월에는 10건이 입건됐고 이 가운데 1명이 구속됐다. 허위정보 유포 단속 TF 운영 기간(지난해 10월 14일~지난달 23일)에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32건이 입건됐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2항 적용 확대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2항은 '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2010년 헌법재판소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같은 조 제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제2항은 '이익 목적' 입증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았다.
최근에는 유튜브 후원 계좌 노출이나 광고 수익 구조 등을 통해 이익 목적을 수사로 구체화하는 방식이 활용되면서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1월 28일 AI로 경찰 출동 장면을 조작한 영상을 유포한 30대 유튜버를 제47조2항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영상 누적 조회수는 3400만회에 달했다. 화면에 ‘REC(녹화 중)’ 표시와 촬영 시간 정보를 삽입해 실제 보디캠 영상처럼 제작했고, 숨소리와 무전기 소음까지 AI로 구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광고 삽입을 통한 조회수 기반 수익 구조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익 목적과 허위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향해 '마약 테러' 등 허위 내용을 담은 게시물 362개를 반복 게시하고 후원 계좌를 노출한 60대 남성도 같은 조항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심폐소생술을 받는 희생자 사진에 '리얼돌'이라는 표현을 붙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청 2차가해범죄수사과가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이후 첫 구속 사례다. 지난달 24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가수사본부 2024.06.1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14/NISI20240614_0020378626_web.jpg?rnd=2024061411494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가수사본부 2024.06.14. [email protected]
"한국에 하반신이 없는 시체가 수십 구 발견됐다"는 허위 내용을 유포한 구독자 약 95만명의 유튜버도 제47조2항 위반 등 혐의로 송치됐다. 해당 유튜버는 지난해 10월 "비자 없이 입국한 중국인들의 살인·장기 매매 문제가 심각하다"며 시신 37구 발견, 비공개 수사 150건 등 허위 수치를 영상에 담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같은 해 11월 소환 조사했고 지난 2월 13일 사건을 송치했다.
다만 허위정보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형사 규정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2010년 헌재 위헌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법 체계에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도 제약이 있다.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은 '허위정보 유포' 사유만으로는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게시자 특정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명예훼손 등 별도 혐의를 병행해야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
삭제·차단 역시 제한적이다. 현행법상 경찰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직접 삭제·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 범죄는 디지털 성범죄에 한정된다. 허위정보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사업자 내부 심의를 거쳐야 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허위정보 단속은 강화될 전망이다. 경찰은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를 '5대 선거 범죄'로 규정하고 대응하고 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수사와 함께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자율적 대응 체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확한 기준 없이 형벌 중심으로 접근하면 법정 다툼이 커질 수 있다"며 "여야 합의를 통한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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