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버텼지만 폐업”…지역 변호사들 어려운 이유는?

기사등록 2026/02/27 15:10:48

최종수정 2026/02/27 16:21:43

전국 네트워크, 광고 통해 시장 지배력 높여

올 1월 기준 휴업·미개업 변호사 전체 16% 달해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 전경. 2026.02.26. itbrian@newsis.com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 전경. 2026.02.26.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산에서 12년째 법률사무소를 운영해 온 변호사 A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대기업 사내 변호사 경력을 바탕으로 개업한 뒤 지역 중소기업 사건을 맡으며 승승장구해 왔으나 최근 몇 년 새 의뢰인의 발길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A씨는 “10년 이상 지역에서 나름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네트워크 로펌의 물량 공세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A씨처럼 문을 닫거나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 변호사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변호사 수는 약 3만8000명. 이 중 휴업과 미개업을 포함한 준회원이 6000여 명이다. 변호사 자격이 있음에도 활동을 멈춘 사람이 16%에 달한다는 얘기다.

최근 4~5년 사이 전국에 분·사무소를 기반으로 규모를 확대해 온 대형 네트워크 로펌들은 송무시장의 판도를 바꾸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관이나 인맥에 의존했던 과거의 깜깜이 수임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법률 광고 시장을 개척하면서 의뢰인들의 정보 접근의 문턱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네트워크 로펌들은 전국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누적된 데이터를 이용자로 하여금 직접 비교 분석할 수 있게 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결국 국내 송무 사건 수 자체는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의 대형 네트워크 로펌들이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표적인 대형 네트워크 로펌인 법무법인 대륜과 YK의 경우 지난 2020년 매출액이 100억~2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5년여 만에 각각 1000억원을 돌파 했다.

이들의 급격한 외형 확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폭발하는 수요를 인력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력 20년차 변호사 B씨는 “아무리 변호사가 수백 명 규모라 해도, 전국에서 쏟아지는 수만 건의 사건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계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공장형 로펌'으로 전락할 경우 의뢰인 한 명에게 쏟는 시간과 정성이 줄어들어 결국 변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역 변호사 C씨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알기 어렵거나, 알더라도 소송을 맡기기 껄끄러운 송무 시장의 특성을 광고를 통해 네트워크 로펌들이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대륜 측 관계자는 "무리한 수임은 지양하고 있으며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품질을 보증하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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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버텼지만 폐업”…지역 변호사들 어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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