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원전 공사비 분쟁', 정부가 나섰지만…봉합될까

기사등록 2026/02/28 08:00:00

최종수정 2026/02/28 08:08:26

한전·한수원 분쟁 LCIA에서 KCAB 이관되도 혈세 낭비는 지속

강제성 없어 양사간 큰 이견 협의체 중심의 합의 가능성 의문

[세종=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전경이다.(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전경이다.(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간 바라카 원전 관련 분쟁과 관련해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강제력이 없이 권고에 그치면서, 양사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부는 현행법상 한전과 한수원의 원전 분쟁 합의를 강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은 선에서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런 방침에 따라 양사간 합의가 자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원전 발주를 진행했던 아랍에미리트(UAE) 발주처에서 추가로 발생한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양사간 입장차가 극명하기 때문에 대금 미지급과 관련한 분쟁 마무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지난해 한국형 원전 수출 1호 사업인 UAE 바라카 원전 공사와 관련해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1조4000억원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이 과정에서 각각 로펌을 선임했고 국회에서는 관련 비용으로 최소 368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이 한전은 한수원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중재 결과에 상관없이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분쟁을 해결하고 있는 이유는 계약 조항에 '공사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경우 LCIA 중재로 해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이 사건을 대리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고 있는 중이다.

양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부는 지난 27일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LCIA에 신청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권고했다. 또 권고안에는 양기관의 합의를 위한 협의체 가동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단 한전과 한수원이 정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일 경우 UAE 바라카 원전 건설과 관련해 공기 연장 및 추가 역무 수행에 따른 비용 청구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다뤄지게 된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분쟁으로 인한 과도한 소송비용 발생을 줄이고 양 기관간 원만한 합의를 종용해 분쟁 기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원전 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한 우려도 줄인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LCIA에서 KCAB으로 이관되더라도 국부 유출 사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해당 사건은 KCAB 국제 중재 파트에서 이번 사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데 양사가 기존에 선임한 영국 로펌과 국내 로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전과 한수원이 국내 대리인에게 지출한 법률 비용이 370억원 수준인데다 영국 현지 로펌에 지급한 비용, 컨설팅 비용 등을 합칠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한 비용 지출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국내로 사건이 이관될 경우 영국 로펌의 역할은 줄어들 수 있지만 국내 대리인에 대한 지출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고 그마저도 합의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 혈세 낭비는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권고안의 핵심인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근본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여부도 미지수다.

산업부는 한전과 한수원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바라카 원전 건설과 관련해 공기 연장 및 추가 역무 수행에 따른 비용 청구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룰 경우 배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만큼 분쟁 합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한전과 한수원의 입장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전의 경우 UAE 발주처에서 비용 정산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한수원에 대금 정산을 하기 힘들다는 입장인데 반해, 한수원은 정산 협상 계약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한전이 우선적으로 정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

결국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ENEC)가 대금 정산을 하지 않는다면 한전은 자사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액을 정산하는 데 주저할 수 밖에 없고 한수원도 배임 문제를 떠나 쉽게 합의를 해줄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부도 이번 권고가 강제성이 없는 만큼 최종적인 양사간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다만 현 상황에선 양사간 이견이 좁혀져 있는 만큼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지원해 혈세 낭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LCIA에 신청한 중재를 KCAB로 이관하더라도 비용이 극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정확한 추계는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한전과 한수원이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열고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권고를 했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권고는 배임에서 자유로운 영역까지 확보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만약 사태가 더 나아가면 배임 이슈에 걸릴 것으로 본다. 정부는 두 기관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면책 측면을 고려한 권고를 했고 정부의 권고에 대해 양 기관이 상당부분 합의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가 권고를 했고 잠정적으로 합의를 했더라도 최종적으로 합의가 안될 가능성도 있다"며 "권고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고 산업부가 소극적으로 했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가 공식화된 이후에는 행정 절차법적 권한을 최종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직권 남용과 관련된 법률적 문제가 있어서 적극적으로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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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 '원전 공사비 분쟁', 정부가 나섰지만…봉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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