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 5명 세아베스틸…사법 판단 왜 늦어지나

기사등록 2026/02/26 14:48:35

최종수정 2026/02/27 15:28:50

중처법 사건, 판사 셋 '합의부' 아닌 1명 '단독재판부' 심리

전북 군산 세아베스틸 산재 사건 1년 가까이 재판 진행 중

법 제정 당시 예외 부칙 둬…노동계 "합의부 원칙으로 해야"

[군산=뉴시스] 강경호 기자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철희(왼쪽) 세아베스틸 전 대표이사가 20일 전북 군산시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3.20. lukekang@newsis.com
[군산=뉴시스] 강경호 기자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철희(왼쪽) 세아베스틸 전 대표이사가 20일 전북 군산시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3.20.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5명이 숨진 세아베스틸 관계자에 대한 재판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신속한 사법 판단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판단하는 재판부는 판사 1명인 단독재판부에서만 진행되고 있어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군산지원 형사2단독은 지난해 3월20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철희 전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등 관계자 및 하청업체 1심 공판을 진행 중이다.

김 전 대표 등은 세아베스틸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제대로 다 하지 못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재판은 김 전 대표를 포함해 관계인 총 12명이 피고인으로 참석해 판결 선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첫 공판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수가 너무 많아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 상태로 약 5개월 동안 재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를 두고 당시 현장관리자의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서 사업주의 정밀한 안전관리 요구를 위해 제정됐다. 해당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사업주가 사고 현장에 대해 안전관리 책임을 다했는지가 중요 쟁점으로 다뤄지며 매번 법정 공방이 치열한 사건 중 하나다.

하지만 노동자가 숨졌다는 중대성과 증거·법리 다툼으로 항상 긴 시간이 소요되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은 3명의 판사가 판단하는 '합의부' 재판부가 맡지 않는다. 대신 1명의 판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단독재판부'에서 사건을 심리한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은 지방법원의 합의부에서 1심 사건을 심리하게 돼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중 사업주·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항목은 법에 따른 1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지만 예외 조항을 통해 합의부 심리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으로 빠져나왔다.

그렇다면 왜 중대재해처벌법은 단독재판부 사건으로 빠져나오게 됐을까. 중대재해처벌법 논의 과정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1월6일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참석한 김인겸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부칙에 대해 "(징역) 1년 이상으로 하면 원칙상 합의부 사건인데, 저희가 볼 때는 굳이 합의부 사건으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단독(재판부) 사건이어도 세월호처럼 큰 사건이라면 재정합의로 합의부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백혜련 당시 소위원장은 "중대산업재해가 굉장히 중한 범죄일 수 있다"며 의문을 품었고 "사망사고는 합의부, 상해사고는 단독(재판부). 이렇게 되는 것이냐"는 물음에 김 전 차장은 "그냥 놔두면 그렇게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5명이 숨진 세아베스틸 사고는 여전히 단독재판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같은 예외 부칙을 고려하지 않고 산업재해치사 사건을 합의부에 배당했다가 단독재판부로 이관되는 등 여전히 허점이 많은 상태다.

[서울=뉴시스]세아베스틸 관계자가 북미에 수출한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겸용용기 내부에 방사능 차폐를 위해 격자모양의 바스켓을 설치하고 있다.(사진=세아베스틸 제공)
[서울=뉴시스]세아베스틸 관계자가 북미에 수출한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겸용용기 내부에 방사능 차폐를 위해 격자모양의 바스켓을 설치하고 있다.(사진=세아베스틸 제공)
노동계는 이를 두고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을 두고 이를 가볍게 봐 단독재판부에서 심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박영민 노무사는 "조금 더 가벼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은 단독재판부에서 심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인 만큼 재정합의를 통해 예외적으로 중대 사건만 합의부로 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재판부가 맡게 하는 것은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취지도 있을 것이라 보이지만, 수사만 18개월 남짓 걸리는 중대재해 사건을 판사 1명이 보는 건 어렵기에 대부분 졸속 재판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며 "현행과 같이 일부 사건만 합의부로 넘기는 것이 아닌 원칙적으로 사건 배당을 합의부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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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사망 5명 세아베스틸…사법 판단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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