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韓 향해 '영원한 적' '완전 붕괴'…美에는 대화 손짓

기사등록 2026/02/26 15:11:21

최종수정 2026/02/26 16:58:23

미국에 '핵보유국 인정' 압박하며 대화 여지

대남 근본 인식 '적대국'으로 전환 쐐기

李정부 신뢰회복 조치에는 "기만 졸작"

[평양=신화/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제공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 참석해 박수하고 있다. KCNA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최고 직책인 당 총비서에 재추대됐다고 23일 보도했다. 2026.02.26.
[평양=신화/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제공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 참석해 박수하고 있다. KCNA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최고 직책인 당 총비서에 재추대됐다고 23일 보도했다. 2026.02.26.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9차 대회를 통해 북미대화 여지를 두면서도 한국과는 관계 개선 가능성을 차단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0~21일 진행한 9차 당대회 사업총화(결산)보고의 주요 내용을 26일 상세히 공개했다. 보고 내용을 보면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며 독자적으로 미국을 상대하고, 한국은 타국이자 적국으로 대하겠다는 인식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미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국이 비핵화 의제를 버리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2023년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한다고 최고법인 헌법에 명시한 바 있다.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인권문제 제기 중단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되여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관계 진전도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화의 손짓을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3월 말에서 4월초 중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철저한 적국으로 못 박았다.

김 위원장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것"이라며 "한국과의 연계조건이 완전히 소거된 현 상태를 영구화하고 어떤 경우에도 오도된 과거를 되살리지 않을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다루어 나가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는 강고하며 결론적"이라고 말했다.

'남북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근본적이고도 영구적인 대남 기조로 삼겠다는 의미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 처음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한 이후 일관되게 이 노선을 지속해왔지만, 5년에 한번 열리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에서 천명한 것은 상징성이 있다.

당대회는 향후 5년간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행사로, 당대회에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은 일반 주민들이 학습해야 하는 일종의 '교시'로 받아들여진다.

대북 신뢰회복 조치를 펼쳐온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한국의 현 집권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남 기구·단체 정리, 법규·합의서·시행규정 폐기, 남부국경 물리적 차단, 군사적 요새화 조치 등 단절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남북이 "유엔에도 두개 국가로 가입하였다"고 말했다.

한국을 상대로 선제 핵공격을 할 수 있다는 위협도 했다. 민족과 통일이라는 명분을 버린 만큼, 필요 시 선제 핵타격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다.

김 위원장은 "한국에 대한 고려사항이 백지화된 지금에 와서 역사적으로 유지해온 우리의 군사적 대응 기준은 본질적으로 달라졌으며 (후략)"라면서 "선제공격 사명"을 거론했다.

이어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며 "그 행동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한국과의 관계를 가장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 간 관계로 정립하는 최종적인 중대결단"을 김 위원장이 내렸다고 전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당 규약에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정했을 수도 있다. 북한은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완전히 별개의 국가로 가겠다는 의도"라며 "적대적 두국가론을 고착화하고 당규약에도 명문화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영토조항 제정 등 제도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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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韓 향해 '영원한 적' '완전 붕괴'…美에는 대화 손짓

기사등록 2026/02/26 15:11:21 최초수정 2026/02/26 16: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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