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서 모티브 얻은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삼국지' 속 군마 시선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적토'
소설 '웃는 남자' 청작 과정 상상한 뮤지컬 '조커'

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전인철(왼쪽부터) 연출, 김정민 작가, 최수진 대표, 마정화 작가, 한아름 작가, 추정화 연출, 김민경 연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익숙한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신체와 사운드를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와 기술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드러낸 음악극과 무용 공연도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4차 라인업에 든 7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 라인업에는 연극 '튤립', '내가 살던 그 집엔', 창작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역사', '조커(Joker)', '라져(ROGER)', 무용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 음악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으로 구성됐다.
'내가 살던 그 집엔'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모티브로, 1970년대 후반과 지금을 배경으로 그 시대와 사회에 속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을 쓴 마정화 작가는 "(모티브가 된) '오셀로'는 '이야기를 한다'는 주제에 적합하고, 차별과 혐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셀로'에 나오는 여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 여자들이 '지금 내가 살던 그 집'에서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진실 또는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다음 달 7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상연한다.
다음 달 7일부터 29일까지 SH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적토'는 고전 '삼국지'를 영웅이 아닌 군마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기록되지 않은 소모된 말들의 서사를 통해 전쟁과 다름없는 인간의 삶을 돌아본다.
한아름 작가는 작품 속 말에 대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을 태우고 달리면서도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 끊임없이 묻는 존재다. 고삐와 안장은 권력이고 시대이며 개인의 선택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을 향해 달리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고, 우리도 누구의 등에 타고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하는 의미에서 작품을 올리게 됐다"고 보탰다.
뮤지컬 '조커'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무대화했다.
'조커'의 작·연출가 추정화는 작품에 대해 "예술가가 작품을 창작함에 있어 어디까지 책임을 질 것인가,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써야할 것인가에 대해 고뇌하고 물어보는 질문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조커'는 다음 달 12일부터 29일까지 극장 온에서 관객을 만난다.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4차 라인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 달 5일부터 5월 31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2관에서 공연하는 '라져'도 이번 라인업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다.
'알았다'는 뜻의 관제 용어에서 제목을 따온 작품은 관제를 소재로 하늘과 바다, 서로 다른 공간에 선 두 사람이 무전을 통해 소통하며 변화해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광활한 공간인 바다와 하늘을 소극장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해낼지가 관건이다. 김정민 작가는 "여러가지 제약을 무대에서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창작하고 있다"며 "관객들의 상상을 자극할 수 있게 시각과 청각, 촉각까지 느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튤립'은 1920년대 말 도쿄의 한 가정집을 배경으로, 가족과 이름마저 잃고 타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전쟁이 인간의 삶과 관계에 남긴 흔적을 따라간다.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는 보이지 않는 감시 구조인 '파놉티콘'을 소재로, 개인이 감시받는 존재에서 스스로 감시하는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을 신체 움직임으로 구현한 무용 작품이다.
음악극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은 지난 19일 발매된 포크 듀오 문소문의 동명 앨범을 무대로 옮겼다. 김민경 연출은 "기술이 노화와 죽음 같은 인간의 한계마저 모두 극복한다면 인간에게 인간성은 어디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작품"이라며 "자연스럽게 늙는 것을 택한 마지막 노인이 낭만을 전달했다고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작품은 일렉트로닉, 오케스트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사운드를 통해 차가운 기술 문명 속 인간적 감각을 탐구한다.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다음 달 6~8일,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은 같은 장소에서 다음 달 13~15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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