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 496조8000억원
증권사 적립금 +26.5%…은행·보험 크게 웃돌아
DC형·IRP 인기…"운용 선택권·세제 혜택 부각"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올해 적립금 500조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특히 퇴직연금 운용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하는 가운데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 흐름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42곳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496조8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431조7000조원)과 비교하면 15.1% 늘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최근 10년간 평균 15%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전 세계 3위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약 1473조원 추정)과 비교해 봐도 3분의 1에 달한다.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4개 증권사의 적립금은 131조5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은행(15.4%), 보험(7.4%) 업권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증권사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포인트 늘어난 26.5%를 기록했다. 은행과 보험사는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 1.7%포인트 줄어든 52.4%, 21.1%를 차지했다.
가입자들의 운용 성향이 '안정 추구'에서 '적극 투자'로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증시 상승세로 증권사의 운용 역량과 다양한 상품 경쟁력이 부각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DB)형 대신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C형(136조9000억원)과 IRP형(130조8000억원)의 합산 비중은 53.9%, DB형(228조9000억원) 비중은 46.1%로 나타났다.
DC형과 IRP의 경우 증권사 가입자의 수익률이 타 업권을 크게 웃돌고 있다. 증권 업권의 수익률(원리금 비보장 상품 기준) 평균을 보면 DC형과 IRP이 각각 21.37%, 19.00%로 집계된 반면, 은행 업권의 경우 11.58%, 10.20%로 나타났다. 다만, DB형의 경우 은행 업권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퇴직연금 트렌드를 분석한 리포트를 통해 "향후에도 DC·IRP 중심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개인들의 자산관리와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다양한 운용 선택권 부여와 세제 혜택 등 제도 개선의 효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 업종의 비중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퇴직연금의 투자 활성화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이 실적배당형 금융투자 상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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