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동에도…美 무역정책, '자유무역 회귀'는 어려워"

기사등록 2026/02/21 21:00:21

WSJ "자유무역 시대 사실상 종료"

트럼프, IEEPA 무효에도 122조 카드 꺼내

공화·민주 모두 자유무역과 거리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무역 정책은 이제 관세와 거래 중심의 협상이 결합된 새로운 '불안정한 균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21.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무역 정책은 이제 관세와 거래 중심의 협상이 결합된 새로운 '불안정한 균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었지만, 미국이 과거의 자유무역 체제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무역 정책은 이제 관세와 거래 중심의 협상이 결합된 새로운 '불안정한 균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과거처럼 자유무역 확대를 지향하기보다, 동맹과 경쟁국을 구분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대법원은 1970년대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수입 '규제(regulate)' 권한에 과세 부과가 포함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해당 조항은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하락에 대응해 대통령이 최대 15%의 긴급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적 근거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 관세는 의회의 연장 승인 전까지 150일간 유효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무역대표(USTR)를 지낸 마이크 프로먼은 "관세를 무역 외 영역에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불만을 표출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정치 지형은 이미 크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자유무역을 옹호했던 공화당 내 기류는 눈에 띄게 약화됐다. 2018년만 해도 트럼프의 관세를 제한하는 결의안에 다수 의원이 찬성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유사한 결의안에 찬성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WSJ은 "공화당은 이제 트럼프의 '충동성'은 경계하되 미국에 불리한 관세에 맞대응하는 '상호주의' 원칙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반도체 등 안보 핵심 산업에 대한 정부 개입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역시 신자유주의 세력이 후퇴하고, 진보 세력이 부상하며 자유무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무역이 부유층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일부 관세를 입법화하는 타협이 가능할지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다.

비판론자들은 "트럼프는 일시적"이라며 3년 뒤면 이 혼란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는 "높은 관세율은 이미 미국 정책의 일부로 남았다"고 진단했다. 관세가 창출하는 연간 수천억 달러의 세수와 철강·자동차 산업 일자리 복귀 효과는 정치적으로 포기하기 어려운 '지렛대'가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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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에도…美 무역정책, '자유무역 회귀'는 어려워"

기사등록 2026/02/21 21:00: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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