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월가 대신 유럽으로"…글로벌 자금, 유럽 증시에 몰려

기사등록 2026/02/20 16:31:40

최종수정 2026/02/20 16:38:24

유럽 증시, 2주 연속 100억 달러 자금

AI 버블 우려·유럽 증시 저평가 기대감

[런던=AP/뉴시스] 지난해 3월 런던 증권거래소 내부에 로고가 전시돼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20일 FT가 보도했다. 2026.02.20.
[런던=AP/뉴시스] 지난해 3월 런던 증권거래소 내부에 로고가 전시돼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20일 FT가 보도했다. 2026.02.20.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고평가된 미국 기술주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과 유럽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맞물렸다.

2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EPFR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증시는 최근 2주 연속 약 100억 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2월 한 달간 역대 최대 월간 자금 유입액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우량주 지수 스톡스 유럽 600(STOXX Europe 600) 지수는 이번 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영국·프랑스·스페인 주식 시장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이 미국 기술주 시장에서 벗어나려고 분산 투자하는 가운데 나타났다. 올해 인공지능(AI) 거품 가능성에 기술주 중심 미국 증시는 큰 변동성을 겪었지만, 유럽 증시는 상대적으로 은행·천연자원 등 '구경제' 업종 비중이 높아 수혜를 입었다.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영국 FTSE 100 지수는 올해 약 7% 올랐고, 엔지어니어링 업체 위어그룹과 광산업체 안토파가스타은 20% 이상 올랐다. 

유럽 시장이 저평가 됐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TOXX Europe 600 주가수익비율은 18.3으로, S&P500의 27.7보다 낮다.

경제 부양책으로 유럽 각국의 경제 비관론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독일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고, 지난 3월 발표된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 지출 계획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애널리스트도 최근 독일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 방산주를 향한 관심도 오르고 있다. 미국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내비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방산 주식이 일제히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026년 독일의 라인메탈은 12%, 영국의 BAE 시스템스는 26% 올랐다.

씨티유럽의 유럽 및 글로벌 주식 전략 책임자 베아타 만테이는 "유럽 증시에 대한 관심이 '국내 경기 부양책'과 '비기술 부문으로의 자금 이동'에 의해 주도됐다"고 평가했다.

자금 유입의 대부분은 유럽 내 투자자와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이뤄졌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 수석 주식 전략가 기타오카 도모치카는 "일본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다른 지역 대비 유럽의 낮은 밸류에이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유럽 주식이 월가에 필적할 만한 이익 성장률을 달성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4분기 실적 시즌에서 S&P500 기업들의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12% 이상이 예상되나, 유럽은 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 하니 레다는 "독일 경기 부양책이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이 낙관적이지만, 지수 전체보다 개별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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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월가 대신 유럽으로"…글로벌 자금, 유럽 증시에 몰려

기사등록 2026/02/20 16:31:40 최초수정 2026/02/20 16: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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