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만족감 중요"…포용적 재판 진행
"프로는 징징대지 않아" 위트 발언 화제
유죄 인정시엔 형량 무겁다는 평가 받아
삼성·서해피격·유아인 굵직한 사건 맡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해 4월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6.02.19.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1/NISI20250421_0020779704_web.jpg?rnd=20250421103639)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해 4월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6.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승주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귀연(51·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와 이른바 '예능 재판' 진행 논란을 일으켰다.
다만 이번 선고로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해 절차적 만족감을 주다가, 유죄가 인정되면 관용 없는 선고를 내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내란 사건 심리를 맡아 주 3~4회 재판을 진행, 약 1년 2개월 만에 1심 결론을 내놓은 것이다.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과 변호인단, 검찰 등에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주는 포용적인 재판 진행을 하면서 이른바 '침대 변론'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열린 첫 번째 결심공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서증조사에만 8시간 가까이 사용하면서 새벽 재판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자 "바람을 쐬셔도 좋다"며 휴식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서 길게 끌려고 하는 건 아니고 (피고인 측에) 말할 기회를 충분히 드리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속행 공판에서 "보통 3년 걸릴 재판을 1년 만에 했다"며 "재판의 신속함도 중요하지만, 당사자들이 느끼는 절차적 만족감 또한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진행된 두 번째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사건의 본질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정치적 주장을 펼치자, 지 부장판사는 가급적 신속히 최후변론을 마쳐달라고 두 차례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26.02.19.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19/NISI20260219_0021177525_web.jpg?rnd=20260219161804)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26.02.19. [email protected]
지 부장판사는 재치 있는 발언으로 형사재판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와 긴장감을 해소하고 당사자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탈형식적 소송지휘의 전형을 보여주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예능 재판'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내란 특검팀과 변호인단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자 변호인단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저도 뭘 잘못하면 집에서 어머니가 복잡한 얘기 안 한다. '네 방 깨끗하게 치웠니? 라고 한다"며 "그러니까 기본적인 예절이나 예의만 좀 지켜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속행 공판에서 향후 재판 절차를 논의하던 중 김 전 장관 변호인이 끼어들자 지 부장판사는 "아까 민주주의, 자유주의 얘기하셨는데, 남의 말 막는 분들이 무슨 민주주의며 자유주의냐"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6일 증거 목록 정리를 위해 추가로 잡은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이 "증인 규모를 생각하면 한 3년 해야 한다"고 하자 "나중에 기고 좀 해주세요, 언론에. 3년 해야 할 재판을 1년(만에) 했는데"라고 말했다.
방청석에 말을 걸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윤 전 대통령이 입정하자 방청객 일부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당시 "왜 일어나세요"라며 "안전을 위해서니 비행기라 생각하라"고 부드럽게 제지했다.
지난달 6일 공판에선 방청석에 앉은 기자들에게 "기자님들 우리 기사 좀 써줘요. 법정 추워요. 그래야 (법원행정처) 처장님도 예산을 투입하지, 우리가 얘기하면 '헝그리 정신'으로 버티라고 하니까"라며 "처장님의 깊은 뜻이 있네. 춥게 해야 빨리 정리가 되네"라고 재치 있게 넘겼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가운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하기 위해 지난해 4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6.02.19.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1/NISI20250421_0020779786_web.jpg?rnd=20250421104536)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가운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하기 위해 지난해 4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6.02.19. [email protected]
지 부장판사는 내란 재판 전후 사회적 파장이 큰 형사 사건을 맡았는데, 양측에 절차적 만족감을 주면서도 일단 유죄로 판단하면 중형을 선고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년 9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유사 사건 초범들이 대개 집행유예를 받는 관행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형을 선고한 것이다.
철저한 증거주의에 기반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으며, 국가 통치 행위에서 재량권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2024년 2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 합병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에서 19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들의 1심 사건에서 무죄를 내린 바 있다.
지난해 3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내란 수사권이 있는지 법률적 다툼이 있다는 이유로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됐다.
같은 해 4월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지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지 부장판사는 1974년생 서울 출신으로, 서울 개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법관' 평가를 받는다.
1999년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한 그는 2005년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가정법원,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 수원지법 등을 거쳤다.
이후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 2023년 2월부터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로 자리를 옮겨 3년간 근무했다.
이번 1심 선고 이후 법관 정기 인사로 서울중앙지법을 떠난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정기 인사 내역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이달 23일 자로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에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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