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억만장자들만 갈수록 더 큰 부자 된다

기사등록 2026/02/19 11:24:04

최종수정 2026/02/19 12:18:24

상위 0.1% 비중 90년대 이래 6% 포인트 증가

현금 대신 주식 급여로 고율 소득세 회피

담보 대출로 생활비 사용하며 자산 증식

'사서 빌리고 죽기' 조세 회피 전략 활용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8일(현지시각) 억만장자들에게 대한 부유세 부과 법안 투표를 독려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2.19.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8일(현지시각) 억만장자들에게 대한 부유세 부과 법안 투표를 독려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2.1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캘리포니아 주가 도널드 트럼프 연방 정부의 의료 보조 삭감으로 수십억 달러의 결손을 보게 되자 자산 10억 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1회성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거주 억만장자는 255명에 달하며 미국 전체 억만장자의 5분의 1을 넘는 수치다.

부유세 부과 방안을 오는 11월 중간 선거 때 주민 투표 대상으로 만들려는 서명 운동이 한창이다.

그러나 부유세 부과는 도입도 집행도 어렵다. 초부유층이 캘리포니아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른 주로 이주하거나 이주를 위협하면 유권자들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법안에 반대할 수 있다.

실제로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가 최근 캘리포니아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고 발표했다. 또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피터 티엘도 브린을 뒤따를 수 있다고 위협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이처럼 실행 가능성이 적은 부유세 부과 논의가 부상하는 배경이 초부유층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지만 이들에 대한 세금 부담은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오직 상위 1%의 가구만이 전체 미국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왔다.

그들의 비중은 2025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32%에 도달했으며, 이는 54.8조 달러(약 7경3980조 원)에 달한다.

최상위 0.1% 가구에 속하는 억만장자 계층이 미국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이후 거의 6% 포인트 증가한 14.4%에 달했다.

반면 미국 가구의 50% 계층이 차지하는 미국 순자산 비중은 1990년 3.5%에서 2.%로 낮아졌다. 상위 1% 바로 아래 소득 계층의 부유한 가구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줄었다.

억만장자들이 다른 모든 계층보다 자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게 만드는 수단중 하나가 세법이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상위 1%가 전체 소득세의 40%를 내는 반면 미국인 40%는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그러나 억만장자들의 부 대부분은 소득세 납부 대상이 아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과 달리 억만장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세금 낮추기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억만장자들은 세금이 많이 부과되는 급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연봉은 1달러고 워런 버핏은 수십 년 동안 1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억만장자들은 급여를 주식으로 지급받기를 선호한다. 받은 주식을 매각하면 자본 이득세가 부과되기에 이들은 주식을 매각하는 대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쓴다.

대출금 이자가 자본 이득세보다 훨씬 적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장부상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또 미국 억만장자의 3분의 1은 부를 상속받았으며 이들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나름의 해법을 가지고 있다. 자산을 신탁하고 상속된 자산의 원가 기준을 공정 시장 가치로 조정하는 취득가액 조정을 통해 양도 소득세를 줄인다.

주식을 모으고 생전에 이를 파는 대신 담보로 대출을 받고, 사망 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이 방식을 ‘사서 빌리고 죽기’ 조세 회피 전략이라고 부른다.

그 결과 억만장자들은 임금 소득자들보다 부 대비 세금 납부 비율이 훨씬 적다.

전미 경제 조사국의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0명의 실효 세율이 24%인 반면, 최상위 노동 소득자들은 45%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 집중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가구 상위 5분의 1이 미국 전체 개인 지출의 거의 60%를 차지한다. 1990년대 초반 대비 10% 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부가 초부유층에 갈수록 집중되는 현상은 부유세 논의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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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억만장자들만 갈수록 더 큰 부자 된다

기사등록 2026/02/19 11:24:04 최초수정 2026/02/19 12: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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