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불복하는 풍조 부추겨…행정 낭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이 보이고 있다.2026.02.12.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12/NISI20260212_0021165564_web.jpg?rnd=20260212104426)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이 보이고 있다.2026.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헌법재판소에 법원 재판을 다시 다툴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도입 논의와 관련해 현직 사법연수원 교수가 "소송지옥을 재현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모성준(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재판소원 논의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모 부장판사는 "조선시대 법정의 풍경은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번잡하고 혼란스러웠다"며 "수령들은 밀려드는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민사 사건임에도 곤장을 가해 억지로 종결지으려 했고, 임금은 재판 횟수를 제한하는 법령을 거듭 선포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헤어 나올 수 없는 '소송 지옥'이었던 조선은 사법자원의 한계와 불복의 일상화가 결합했을 때 사법시스템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를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 부장판사는 재판소원에 대해 "겉으로는 국민 기본권 구제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재판에 승복하지 못하는 당사자들에게 언제든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둠으로써 조선시대의 '거듭된 송사'와 '불복'의 역사를 현대적 버전으로 재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 부장판사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도 혹시나 하며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는 행렬이 이어진다면 무조건 불복하는 풍조를 부추기고 막대한 변호사 비용과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들 것"이라며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약화되면서 분쟁은 결코 종결되지 않는 영구적 갈등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진정한 사법 개혁은 헌법 규정을 우회하는 기이한 심급 구조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실심에 전폭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재판의 완결성과 설득력을 높이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한윤옥 울산지법 부장판사도 코트넷에 글을 올려 "재판소원 제도 도입론은 국내 헌법학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독일계 헌법학자들을 중심으로 주장돼 온 논의"라며 "이는 독일 기본법과 한국 헌법의 본질적 차이점을 간과한 치명적인 오류가 존재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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