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中 관계 희생하면서 美 이익 부응하는 선택 안할 수도”
13일 회의 개막 전 발표한 보고서 ‘인도태평양’ 부분 지적
美 과거의 ‘피봇’ 대응 시대와 다른 ‘거래적 접근’에 대한 대응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2/13/NISI20260213_0002063547_web.jpg?rnd=20260213104023)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세계 최대 규모 안보포럼으로 꼽히는 뮌헨안보회의(MSC)가 13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된다.
올해 62회째인 이 회의에는 60여개국 정부 수반 등 120여개국 안보 당국자들이 참석한다.
120여개국 안보 당국자 참석, 세계 최대 안보 포럼 개막
미국은 지난해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해 유럽의 극우 세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으나 올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연설할 예정이다.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을 보낸다.
뮌헨안보회의는 회의 개막에 앞서 9일 발표한 ‘파괴 중(Under Destruction)’ 제하의 보고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대전 이후의 국제질서 파괴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해 파장이 일고 있다.
보고서는 3장(章) ‘인도태평양’ 부분에서는 미국이 새로운 패권국 중국의 부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불확실성의 증가를 집중 분석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 미국에 대한 의구심 커져
미국의 인도태평양 패권 시대에는 안정과 경제 성장을 누렸으나 중국의 부상으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안보 보장과 전략적 이익에 대해 점점 더 의구심을 품게 됐다.
중국의 도발과 강압이 지역 안정을 점점 더 위협하자 미국은 이에 맞서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행보는 그러한 목표에 부합하지 않거나 오히려 모순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군사적 우위와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 태국과의 안보 조약은 인도태평양 안보 질서의 핵심이었다.
수십 개의 전진 기지로 강화된 미국의 군사력은 오랫동안 다른 어떤 나라보다 우월했다.
이는 한반도의 긴장, 중국과 일본, 필리핀 간의 영토 분쟁, 대만 해협 마찰 등 수많은 잠재적 갈등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는 정치적 화해와 경제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으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의심스런 ‘거래적 대응’
1989년 중국의 국방비는 미국의 3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현재는 3분의 1을 넘었고 세계 최대 규모의 함대와 미사일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그 중 한 예다.
재래식 전력 현대화뿐 아니라 핵탄두도 현재 600개에서 2035년까지 1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현재 미국이 실전 배치한 핵탄두 수에 근접하는 수치다.
많은 전략가들은 미국이 대만 분쟁에 개입해도 중국을 물리칠 수 없거나 물리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댓가를 치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에서 커지는 중국의 위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국이 대만의 중국 공격을 막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면 일본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발언한 뒤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 침범 등 다양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에 대한 준군사적 행동도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팽창주의적 신호는 베트남과 인도 등 국경 분쟁을 벌이는 이웃 국가들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많은 역내 국가들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3.5%로, 대만은 17년 만에 최고치인 3.3%에서 2030년까지 5%로 국방비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 행정부들은 과거 유럽과 중동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관심을 돌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집중하는 ‘피벗(pivot)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나타난 것처럼 미국은 중국을 ‘위협’과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 사이에서 거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에는 안보 보장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비난하며 나토(NATO) 수준에 맞춰 국방 예산을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미군 병력 감축, 동맹국에 대한 주둔 비용 부담 증가, 심지어 동맹국에 대한 안보 보장 범위 제한 등을 통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로 인한 위험과 비용을 더욱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에 대한 신뢰 위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를 “친구의 행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동맹국에 대한 매우 무례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미국에 대한 의구심은 대중의 인식에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에서는 미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34%에 불과하고, 일본에서는 15%만이 미국이 일본을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의구심에 따라 역내 미국의 목표에 대한 지지도 약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협조를 얻어 중국의 대만 공격을 저지하려 하지만 지난해 대만 분쟁 발생 시 개입을 지지하는 호주인은 42%에 그쳤다. 전년도의 51%에서 감소한 수치다.
한국의 핵무장 지지율은 2025년에 76%라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 강력해진 중국은 지역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서고 있으나 미국의 패권 시대를 규정했던 군사적 우위나 경제적 개방은 더 이상 없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들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의 이익에 부응하는 것은 과거보다 많은 역내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를 위한 움직임에 과거와 같은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