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루언서 "내 비서가 하버드 의대생 행세하며 후원금 2억 챙겼다" 폭로

기사등록 2026/02/09 15:53:49

집 비번으로 침입해 의류·소지품 착용 촬영 주장…AI로 몸 바꿔치기 의혹도

중국 패션 인플루언서 천신. 사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패션 인플루언서 천신. 사진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준호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패션 인플루언서의 비서가 하버드 의대 유학생을 사칭해 라이브 방송 후원금으로 거액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한 패션 인플루언서 천신(Chen Xin)이 지난 1월 24일 개인비서의 사기 행각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천신은 비서가 부유한 중국인 여성인 것처럼 행세하며 하버드 의대 재학생으로 신분을 꾸며 온라인에서 활동해 왔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비서 장씨는 지난 1월 '지적인 여성의 성장'을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시청자 후원금 114만 위안(약 2억1000만원)을 받았다.

장씨는 고용주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집에 들어가 고가 의류를 착용한 뒤 촬영을 진행했다. 잠옷과 스타킹 등 천신의 소지품까지 착용해 사진을 찍고 이를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했다.

장씨는 천신이 촬영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가 자신의 계정에 게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사진 속 천신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바꿔 끼우고, 과도하게 보정한 얼굴을 덧씌운 이미지도 올렸다.

장씨는 중국 저장성(浙江省) 거주자로 해외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해외 유학생 사진을 훔쳐 쓰고 IP 주소를 바꾸는 방식으로 미국 유학 중인 것처럼 꾸몄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천신은 한 제보자가 "사진 속 장소가 천신의 집"이라고 지적하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해당 계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 이용자들이 사진 배경을 문제 삼자 장씨는 자신이 천신의 동생이라고 주장했고, 팔로워들을 설득하려고 집 위치까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신은 해당 계정이 자신을 차단한 사실을 확인한 뒤 지인 계정으로 페이지를 살펴보다가 도용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천신은 장씨가 자신의 신분을 도용한 기간이 약 2년 반에 이르며, 장씨가 6년간 개인비서로 일했다고 말했다. 장씨가 과거 팬을 자처하며 접근해 "가난한 가정에서 독립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자 중학교 졸업 학력의 장씨에게 일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뉴미디어 기술을 배우며 생계를 이어가도록 돕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천신은 장씨가 한 달 15일만 일하도록 배려했고, 부업도 허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장씨가 부친의 낙상 부상을 이유로 휴가를 요청하자 돈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했다.

천신은 장씨를 추궁하자 장씨가 처음에는 "허영심 때문에 잘못했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천신은 법적 처벌까지는 원치 않아 공개 사과와 후원금 반환만 요구했지만, 장씨가 이후 입장을 바꿔 계정을 차단하고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천신의 사진 일부를 사용했고 옷을 입었다는 점만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신은 최근 장씨에게 변호사 명의의 법률 서한을 보내 초상권, 명예, 사생활 침해를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씨에게 횡령과 사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뉴욕 상류층을 속인 사기꾼 애나 소로킨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AI로 사진을 바꿔치기한 정황에 놀랐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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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플루언서 "내 비서가 하버드 의대생 행세하며 후원금 2억 챙겼다" 폭로

기사등록 2026/02/09 15:53: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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