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금융증권부 조현아. (사진=뉴시스 DB).](https://img1.newsis.com/2026/02/06/NISI20260206_0002057766_web.jpg?rnd=20260206135245)
[서울=뉴시스]금융증권부 조현아.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소위 관치금융의 문제로 정부에서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는데,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연말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향해 던진 말이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10년, 20년씩 돌아가면서 해 먹는다"는 것이다.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장기간 연임할 수 있던 배경에는 이사회가 '견제'보다는 '방패'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2024년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에서 54차례의 이사회가 열렸지만, 160여 건의 모든 안건이 반대표 하나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고액 보수를 받고,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지배구조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CEO를 얼마든지 해고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기업의 이사회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대표는 지난 2023년 11월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이사회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사회와의 소통에 정직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후 닷새 만에 다시 CEO로 복귀하긴 했지만 이사회의 막강한 CEO 해임 권한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대통령의 '이너서클' 발언 이후 국내 금융당국도 곧바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CEO 선임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성과보수 체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사외이사 임기와 관련해 최대 '6년 연임'에서 '3년 단임'으로 제한하는 방안부터 CEO와 사외이사 간 임기가 장기간 겹치지 않도록 하는 '시차임기제', 임기 구조를 다양화하는 '차등임기제'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테이블에 올라간 상태다.
고인물이 되지 않도록 사외이사들을 순환시키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임기 제한만으로는 거수기 이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건은 이사회의 권한과 책임을 어디까지 부여하느냐다. 사외이사에 대한 성과 평가를 통해 보수를 차등화하거나, 의사 결정 이후 중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선임을 제한하는 등 책임이 따르는 구조가 함께 설계될 필요가 있다. 책임을 묻지 않는 개혁으로 금융 이너서클을 흔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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