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과 연이어 통화한 시진핑…中관영지, '역할론' 부각

기사등록 2026/02/05 16:14:03

최종수정 2026/02/05 17:02:24

시 주석, 하룻밤 새 트럼프·푸틴과 잇달아 통화

중국 관영매체 "전례 없는 외교 행보" 강조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룻밤 새 미국·러시아 정상과 연이어 통화하면서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 중재자 역할을 부각하려는 듯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와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새해에도 장신과 함께 중·미 관계라는 거대한 배를 이끌고 풍랑을 넘어 순조롭게 전진하고 더 많은 큰 일과 좋은 일을 성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선한 일이 작다고 해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되고 나쁜 일은 작다고 해도 행해서는 안 된다'라는 '삼국지' 속 유비의 말을 언급하면서 양국이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은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 주석은 이에 앞서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화상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에게 시 주석은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유엔(UN) 등 다자 무대에서 함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고 푸틴 대통령도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전방위적인 협력을 언급했다.

춘제(春節·중국의 음력 설)를 앞두고 시 주석이 우방국인 러시아 정상과 통화한 것은 이전의 관례에 비춰볼 때 통상적인 일이지만 같은 날 미국 정상과도 통화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그간 관세 갈등과 서반구 영향력 확대 시도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행보와 함께 러시아가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내세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핵무기 보유 규모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 만료되는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2025.09.02.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2025.09.02.
뉴스타트는 이날 0시(그리니치 표준시·한국 시간 오전 9시)부로 종료돼 새로운 군비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를 감안해 지난해 9월 조약에 담긴 무기 제한을 1년간 자발적으로 이행할 것을 미국에 공개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조약의 대상국에는 중국이 포함돼있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핵무기 보유를 크게 늘리고 있는 중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에서는 뉴스타트 만료와 관련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세부적인 논의 내용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뉴스타트 관련 언급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은 만큼 민감한 입장에 있는 중국이 관련 논의에 나섰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통화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는 시 주석의 역할론을 부각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5일 사설을 통해 "국제 분석가들은 시 주석이 같은 날 러시아·미국 정상과 대화한 것은 주요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고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중국의 결단과 행동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대해 "세계 언론은 이 통화를 중·미 관계의 안정 신호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의 혼란 속에서 '안정적인 닻'이자 '균형추'"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 산하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시 주석이 같은 날 양국 정상과 통화한 데 대해 "이것은 전례 없는 외교 행보"라며 "같은 날 러·미 양국 대통령과 화상·전화 통화를 한 중국 정상 외교의 첫 번째 사례"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 통화와 함께 각국 정상들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점도 들면서 "세계가 점점 더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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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과 연이어 통화한 시진핑…中관영지, '역할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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