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전속고발권 풀어야" 지적에…공정위, 제도 완화 추진

기사등록 2026/02/05 06:10:00

최종수정 2026/02/05 07:50:24

李, 민생 밀접 담합 관련 전속고발권 지적

"일정 숫자 이상의 국민에게 고발권 줘야"

위법성 판단시 경쟁제한 효과 등 고려 필요

文 정부, 폐지 추진 앞두고 막판 '존치' 결정

"고발권 개편 추진…지자체로 고발권 확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 밀접 분야 담합 사건에 대한 신속한 처벌을 주문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완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고발권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권한이 너무 크다"며 "전속고발을 폐지하든지, 일정 숫자 이상의 국민에게 고발권을 주든지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속고발권의 도입 취지는 경제법 위반은 행위 그 자체만으로 불법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담당 부처인 공정위의 판단을 먼저 거치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정 행위 여부에 따라 불법성이 상대적으로 명확히 판단되는 형법 위반 사안과 달리, 경제법의 경우 시장 획정 이후 경쟁 제한 및 효율성 증진 효과 등을 따져본 뒤에야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특정 업체가 다른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게만 할인된 가격을 제공했을 때,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정상적인 마케팅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위법 행위인 불공정 행위로 분류될 수도 있다.

때문에 공정위가 먼저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한 뒤 위법한 경우에 한정해 고발하면 검찰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속고발권은 기업 활동의 위축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

만약 전속고발권이 없다면 기업은 모든 영업 행위가 경제법 위반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도하게 소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성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취지에 어긋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3. [email protected]


하지만 전속고발권 제도 운영 과정에서 '봐주기' 논란이 계속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공정위가 건설사들의 4대강 입찰 담합 사건 관련자들을 고발하지 않아 여야 정치권에서 모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도 폐지론에 불을 붙였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돼야 피해를 입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고발해 공정거래법 위반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대통령도 "예를 들면 밀가루나 설탕 (담합)은 중소기업과 관계 없이 소비자가 피해보는데 소비자는 비싼 빵을 먹게 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소비자들은 (담합을) 알아도 고발을 못한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속고발권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주제다.

지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전속고발권 폐지를 가닥으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2020년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전속고발권이 유지됐다.

당초 정부안은 ▲가격 담합 ▲입찰 담합 ▲공급 제한 ▲시장 분할 등 4대 불공정 행위에 한해 전속고발권을 없애는 내용이었으나, 해당 내용이 빠진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도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대신 의무고발요청 대상과 기간 절차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의무고발요청권이 존재해 전속고발권이 이미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고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감사원장과 검찰장·조달청장·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고발을 요청할 수 있고, 이 경우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과거에는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고발 요청이 오면 고발을 할 수밖에 없어 고발권 독점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전속고발권 제도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 위원장은 "현재 공정위에서 고발권을 확산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 쪽으로 고발권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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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전속고발권 풀어야" 지적에…공정위, 제도 완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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