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0대 적발…인근 구간은 위반 급감하는데 싸리재만 '역행'
"해발 1048m·결빙" 핑계 일률 규제 vs "현장 반영한 속도 완화 절실"

태백시 삼수동 용수교 인근 국도 38호선에 설치된 구간단속 카메라는 편도 2차선에 직선 도로임에도 시속 60km를 유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와 정선군을 잇는 국도 38호선 '싸리재' 구간단속이 도로 현실을 외면한 과잉 규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안전을 명분으로 내건 단속이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과태료 폭탄을 던지는 '행정 편의주의적 함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2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정선군 고한읍 싸리재터널 입구부터 태백시 삼수동 추전역 삼거리까지(6.1㎞) 이어진 구간단속 적발 건수는 가히 충격적이다. 2023년 하반기 2722건이었던 적발 건수는 2024년 9744건으로 폭증했으며, 2025년 9월 기준 이미 8179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30여 대의 차량이 이곳에서 단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인근 구간과 비교했을 때 더욱 도드라진다. 태백시 삼수동 용수교~정선군 고한읍 정암사 입구 38번 국도구간의 경우, 2024년 하루 평균 22.8건이던 위반 건수가 2025년 9월 기준 10건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며 연착륙했다. 운전자들이 도로 여건에 적응한 것이다.
하지만 유독 싸리재 구간만 위반 건수가 늘거나 유지되는 것은 현재 설정된 시속 60㎞ 제한이 운전자의 심리적·물리적 한계치를 밑도는 '비현실적 기준'임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싸리재 터널은 전국 국도 터널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 1048m에 달하지만, 왕복 4차선의 준간선급 도로다. 노면 상태가 양호하고 직선 구간이 길어 대형 버스나 셔틀버스, 승용차, 화물트럭 등이 빈번히 오가는 곳이다.
그러나 경찰은 '결빙 위험'과 '지형적 특성'만을 이유로 일 년 내내 시속 60km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지역 운수업계와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운수업체 관계자는 "도로 여건을 무시한 일률적 제한이 흐름을 저해하고 스트레스만 유발한다"고 토로했다.
주민 A씨는 "겨울철 결빙이 문제라면 동절기에만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될 일 아니냐"며 "기상이 좋은 날에도 험로라는 이유로 단속을 고수하는 건 전형적인 과잉 규제"라고 꼬집었다.
전문가와 지역사회에서는 이제라도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욱 태백시의회 부의장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도로 여건이 안정적인데도 시속 60㎞를 고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현장 실태를 반영한 속도 완화를 즉각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군 고한읍 국도 38호선 싸리재 터널 입구에 설치된 구간단속 카메라애는 시속 60km를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태백경찰서 관계자는 "국도 38호선 태백시 삼수동~정선군 고한읍 싸리재 구간은 해발이 높고 급경사가 많아 시속 60㎞ 속도제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구간단속 이후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운수업계에서는 기상 상황에 따라 제한 속도를 조절하는 ▲가변형 속도 제한(VSL)이나 ▲정보기술(IT) 기반 기상 연동 시스템을 도입하면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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