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대형사 군침에 온기 도나…보험 M&A, 성사 변수는

기사등록 2026/01/31 18:00:00

최종수정 2026/01/31 18:32:23

보험사 재무 건전성·규제 변수 등 과제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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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금융지주사와 대형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수요가 나타나면서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가 가시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과 규제 변수 등은 여전히 최대 걸림돌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의 숏리스트(인수 후보자)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사모펀드 JC플라워 등 세 곳이 포함됐다.

당초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후보자 전원이 예비인수자로 선정되면서, 형식적으로는 매각 절차가 진전됐지만 실질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재정 지원 규모가 예별손보의 매각 성사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7000억~8000억원 수준의 예보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예별손보 인수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자금은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M&A 시장의 또 다른 매물인 롯데손보의 상황은 더 복잡하다. 금융당국이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기존 1단계(경영개선권고)에서 2단계(경영개선요구)로 상향하는 방안을 예고하면서, 매각 일정과 조건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적기시정조치 단계가 높아질 경우 경영 자율성이 제약되고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불가피해진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매각가 산정과 인수 이후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잠재적 원매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2024년 우리금융지주가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한 뒤 최근에는 한투가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투가 예별손보 인수전에 동시에 참여한 배경을 두고, 롯데손보 매각 측과의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는 KDB생명 역시 여건이 녹록지 않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재무건전성이 발목을 잡으면서 모두 불발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DB생명의 총자산은 약 17조3056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4위 규모지만, -101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업계에서는 건전성 회복을 위해 1조원 안팎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12월 KDB생명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에도 3000억~5000억원가량 추가 증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금융지주사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보험사 매물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증권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의 전략적 접근과 지주사 전환을 앞둔 보험사의 중장기 구상 등이 맞물리면서 보험 M&A에 대한 수요 자체는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투와 하나금융을 비롯한 주요 금융그룹들이 보험사 매물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도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역시 잠재적 인수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는 본질적으로 장기 부채를 활용해 안정적인 운용이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가진다. 보험사의 채권·대체투자 운용을 계열사가 담당할 경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금융지주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꾸준히 보험사 매물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그룹이기도 하다.

이러한 수요가 실제 M&A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 대부분이 취약한 자본 여력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이후의 구조조정 방식과 금융당국의 판단 역시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롯데손보에 대해 건전성 개선을 위한 증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예별손보는 예보의 재정 지원 규모에 따라 인수자의 실질 부담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KDB생명 역시 산업은행의 추가 자본 투입 의지와 인수자의 구조조정 계획이 맞물려야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매물들이 가진 건전성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인수 이후 투입될 자본 부담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M&A 성사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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