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정지 환자, 속옷 벗기지 말고 심폐소생술 권고…"효과 유지돼"(종합)

기사등록 2026/01/29 12:03:05

질병청, 한국 심폐 소생술 가이드라인 발표

신고자에게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지도키로

영아, 복부 압박 대신 가슴 밀어내기로 변경

"임신부도 심정지 의심되면 심폐소생술 필요"

[서울=뉴시스] 심폐소생술 교육 실시 모습. 2026.01.14. (사진=노원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폐소생술 교육 실시 모습. 2026.01.14. (사진=노원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무서 정유선 기자 = 신체 노출 등 우려로 자동심장충격기(AED) 적용률이 낮은 여성 심장정지 환자는 브래지어 등 속옷을 제거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방안이 권고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는 29일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작년 급성 심장정지 환자 발생은 총 3만3334건으로 인구 10만명당 64.7명에게서 급성 심정지가 발생했다.

급성 심정지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환자의 생존율이 2.4배 올라가고 뇌기능 회복률은 3.3배 높아진다. 비의료인의 응급처치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국내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2006년 첫 제정 후 2011년, 2015년, 2020년에 개정이 이뤄졌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존 2020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하되,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개정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여성은 브래지어를 풀거나 제거하지 않고 위치를 조정한 뒤에 가슴 조직을 피해 자동심장충격기 패드를 맨 가슴에 부착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오른쪽 쇄골과 유륜 사이에 하나, 왼쪽 겨드랑이선에 다른 하나를 붙이면 된다.

질병청은 "여성 심장정지 환자의 경우 신체 노출과 접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자동심장충격기 적용률이 낮은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창희 남서울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일부 와이어가 있어도 전기충격에 주는 영향은 크게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속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효과가 유지된다고 했다.

소아 기본소생술에서는 영아의 경우 기존에 1인 구조자는 두 손가락 압박법, 2인 이상 구조자는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권고했으나, 이번 개정에서는 구조자 수에 상관없이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정성필 연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이 압박 깊이와 힘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고 구조자의 손가락 통증이나 피로도가 낮아 심폐소생술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교수는 "성인은 신용카드 높이인 5.3~5.4cm 정도를 누르고, 어린이와 갓난아기는 그보다 약하게 각각 4~5cm, 4cm 정도 눌러준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기본소생술에서는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률 제고와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구급상황(상담)요원이 신고자에게 자동심장충격기 확보·사용을 지도할 것을 제안했다. 심폐소생술 순서 및 방법은 기존 지침을 유지하되 가슴압박 시행 시 구조자의 주된(편한) 손이 아래로 향할 것을 제안했다.

심폐소생술 이행 기준은 호흡 여부로 판단하면 된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의 호흡이 정상과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심정지를 의심해 소생술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창희 교수는 "산모의 경우에도 심장정지가 의심되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며 "배가 많이 불러 있는 경우엔 튀어나온 배를 피해 배 윗부분을 압박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주변인이 복부를 왼쪽으로 조금 밀어주면 혈류가 더 높아진다"고 했다.

익수에 의한 심장정지 환자에게는 인공호흡을 포함한 표준심폐소생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으며, 일반인 목격자가 인공호흡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꺼리는 상황에서는 가슴압박소생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교육을 받은 일차반응자나 응급의료종사자는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전문소생술에서는 엎드린 자세에서 심장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기관내삽관이 돼있고, 환자를 즉시 누운 자세로 변경하기 어렵거나 관련된 위험이 있을 경우 엎드린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볼 수 있음을 권고했다. 또한 성인 심장정지 환자가 기존 심폐소생술로 자발순환회복이 되지 않을 때 가능한 경우 체외순환 심폐소생술을 고려해 볼 것을 권고했다.

심장정지 소생 후 치료에서는 기존 자발순환회복 후 혼수인 성인 환자에게 목표체온유지치료 시 32-36도 사이 온도를 권고했으나, 상향된 33-37.5도 사이 온도로 하도록 바꿨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하임리히법 응급처치 방법. (사진=창원소방본부 제공). 2025.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하임리히법 응급처치 방법. (사진=창원소방본부 제공). 2025.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성인 및 1세 이상 소아의 경우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 시 기존과 동일하게 등 두드리기 5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등 두드리기가 효과가 없다면 5회의 복부 밀어내기(하임리히법)를 시행하면 된다.

단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내부 장기 손상에 대한 우려로 복부 압박이 권고되지 않는다. 대신 5회의 등 두드리기와 5회의 가슴 밀어내기 방법을 이물이 나올 때까지 또는 의식이 없어질 때까지 교대로 반복 시행해야 하는데, 가슴 밀어내기 방법을 한 손 손꿈치 압박법으로 시행할 것을 이번 개정에서 추가로 권고했다.

신생아소생술에서는 기존에 출생 직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음에도 자발순환회복을 보이지 않는 신생아의 경우 심폐소생술의 중단에 대한 논의를 고려할 수 있는 시간을 출생 후 10-20분 정도로 권고했으나, 출생 후 20분 정도에 심폐소생술 중단 논의를 고려하도록 개정했다.

아울러 교육 및 실행에서 비대면 교육보다는 강사주도형 실습 교육을 동반하도록 하고 손의 올바른 위치나 가슴압박 속도 및 깊이를 음성, 메트로놈 등을 이용해 피드백해주는 장치를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또 ▲가슴통증 환자 ▲급성 뇌졸중 의심 환자 ▲천식 발작 ▲아나필락시스 ▲경련 발작 ▲쇼크 ▲실신 등은 심장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처치 분야로 신설했다.

심정지 예방을 위해선 수면과 식사 등 생활패턴 관리가 중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근로시간 분석 결과 매일 11시간 일을 하는 경우 7~9시간 근무한 것보다 급성심근경색이 올 확률이 1.64배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황성오 대한심폐소생협회 이사장은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은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이뤄졌다"며 "임상 근거와 다양한 전문가 합의를 거쳐 진행된 만큼 실제 현장과 교육 과정에서 폭 넓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이 확대되고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이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개정 사항을 유관기관 및 대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개정된 내용이 심폐소생술 교육자료와 현장에도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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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심정지 환자, 속옷 벗기지 말고 심폐소생술 권고…"효과 유지돼"(종합)

기사등록 2026/01/29 12:03:0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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