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명 등친 노쇼 사기,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의 범행(종합)

기사등록 2026/01/29 11:18:35

최종수정 2026/01/29 11:46:27

부산경찰청, 구속 조직원 52명 수사…"210명 속여 71억 가로채"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범행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 체계도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범행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 체계도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진민현 김민지 기자 =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기승을 부린 기관을 사칭한 '노쇼 사기'가 캄보디아에 근거지를 둔 '홍후이 그룹'이라는 조직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중국인 총책을 중심으로 한 이 조직은 약 4개월 만에 수십억원을 챙겼으며 한국인 일원들은 범행에 자발적·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 캄보디아 범죄 조직 수사 태스크포스(TF)는 29일 범죄단체가입 등의 혐의로 구속된 52명(강제송환 49, 조기 귀국 3)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속된 이들은 지난해 8월22일~12월9일 관청·공공기관·문화재단·군부대·병원·사기업 등 총 144곳에 이르는 기관을 사칭하며 "특정 거래처에서 물품을 대리 구매해 달라"고 속이는 수법의 '노쇼 사기'로 210명으로부터 총 7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인 총책 통제 하에 구조적 범행 '일사불란'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 서류들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 서류들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이들이 중국인 총책을 둔 '폭파하다' 등의 뜻을 가진 '홍후이' 그룹명의 노쇼 사기 전담 범죄 조직에 속했으며, 이 조직은 직급 체계를 갖추고 총 5개 팀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숙소 건물은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한 채 출입구에 전기충격봉을 지닌 경비원이 배치, 피의자 대부분은 건물 안에서만 지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는 전용 카지노와 식당, 마사지 가게 등과 우회 통로도 갖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 조직은 2단계 구조의 범행 수법으로 신분을 사칭한 위조 명함과 공문서를 보내며 거래를 제안하는 '1선', 특정 거래 업체를 가장한 '2선'으로 분담했다.

이들은 관공서의 수의계약 정보는 공식 누리집에서 공개된다는 것을 악용,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 맞춤형 범행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이들은 서로 범행이 겹치지 않도록 피해 목표 업체들을 날짜별로 배분받고 공유했으며, 각 역할에 맞는 데이터베이스(DB)공유방·업체 공유방·1선방·2선방·예약방·입금방 등의 단체 채팅방이 운영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들은 실제 한 기관 간부를 사칭 "감사 부서에서 급하게 기기 구매가 필요하다"며 "납품업체 단가보다 80만원 높게 예산을 책정할 테니 도와달라"며 피해자를 속여 2억77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갓 스무 살도 '자발적' 가담…피해자 조롱도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범행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 일원들의 대화 내용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노쇼 사기 범행 조직 캄보디아 '홍후이 그룹' 일원들의 대화 내용 (그림=부산경찰청 제공) 2026.0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남성 48명, 여성 4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대다수 20~30대로 가장 어린 피의자는 20세(2005년생)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처음 대포통장·전화를 판매하며 피싱 범행에 연루되기 시작했고, 이후 브로커 등을 통해 캄보디아에 출국한 뒤 자발적으로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이 관공서와 원활한 거래 관계를 유지하려는 점과 판매자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심리를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경찰 확인 결과 이들의 대화 목록에는 피해 업체와 통화 이후 피해자를 조롱하는 내용, 범인 10명 모두가 각각 하루에 1억원 이상의 범행에 성공한 뒤 현지 유흥업소에 가자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재 피의자 대다수는 기본급과 성과급을 받는 조건이었지만 저조한 실적으로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고 범죄 수익 대부분은 총책이 가져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며 억지로 범행에 가담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중 10명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실종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지만, 경찰은 이들 모두가 직접 캄보디아로 출국한 점, 브로커와 관계자들과 대화한 내용과 범행 수법을 종합해 봤을 때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해외 피싱류 사기 강력 단속" 유지 방침

부산청은 앞서 캄보디아 범죄 관련 범정부 대응에 따라 지난해 12월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집중 수사관 서로 지정한 뒤 현지에 수사관 10명을 파견해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초기 규모가 피해자 76명, 피해액 17억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최종 총 210명, 71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부산청 캄보디아 범죄 조직 수사TF 팀장 원창학 경무관은 "지난 단속에서 검거되지 않은 한국인 여성 관리책 등 2명을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으며 국제 공조수사도 함께 할 것"이라며 "범죄 수익의 추적, 환수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청은 노쇼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고려, 유관 기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피싱류 사기 범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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