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尹관저 골프연습시설, 경호처장이 부당 지시…초소 조성공사로 속여"

기사등록 2026/01/29 12:00:00

최종수정 2026/01/29 13:59:56

경호처가 직무 무관 골프연습시설 공사 수행, 공사대금도 부담

건설사의 공사대금 하도급 업체 부당 전가, 행안부의 공사 감독 부실 등 확인

관저 드레스룸 등 증축 시설은 관련 별도 규정 없어 종결 처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오른쪽) 전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오가고 있다. 2025.04.0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오른쪽) 전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오가고 있다. 2025.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골프연습시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시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의 부당한 지시로 관계기관 승인 없이 경호처에서 대통령 관저 내에 시설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이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초소 조성공사인 것처럼 속여 공사집행계획 문건 등을 허위 작성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공사를 수주한 대기업 건설사의 하도급 업체에 대한 공사대금 부당 전가 등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공개한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사집행계획 문건 등을 작성한 관련자 등에 대한 징계·인사자료를 통보 조치하고,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에 현재까지도 국유재산 미등록, 부동산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는 골프연습시설의 양성화를 통보하는 등 총 11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 처분요구 등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국회가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해 공사업체 선정, 공사예산 편성 및 집행, 공사감독 책임 소재 관저 내 불법 신·증축 의혹, 수의계약의 적절성, 대통령 관저 내 정자 시공업체의 정부 계약수주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호처는 2022년 7월 7일 관저 골프연습 시설공사를 비롯해 정문초소의 리모델링과 검색대 공사 등 3건의 계약을 1억4000만원에 현대건설과 체결한 뒤 준공·정산 등의 절차를 거쳐 같은 해 8월 12일 1억3500만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2022년 5월 말 당시 대통령경호처의 김용현 처장은 김종철 차장을 포함한 직원 10여명을 관저로 소집 후 골프연습 시설의 조성을 지시했고, 김 차장은 2022년 6월 초 부하 직원에게 정문초소와 보안 시설(골프연습 시설)을 경호처에서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경호처 예산으로는 경호와 무관한 대통령의 골프 연습시설을 지을 수 없었지만 당시 경호처 담당직원은 경호처 예산 예비비로 현대건설에 지급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경호처가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1억3500만원 중 1억400만원이 골프연습 시설 공사인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감사원은 "경호처 처장과 차장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임을 알고 있었고, 대통령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대통령비서실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로서 대통령 경호처의 수행업무로 보기 어려웠다"며 "대통령 경호처가 골프연습 시설공사를 하거나 준공 이후 사용하기 위해서는 행안부의 토지사용승인과 기재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에 필요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관저 골프연습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공사집행계획 문건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시 경호처는 문서가 노출되더라도 보안이 가능하도록 공사 명칭 등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사명을 '초소 조성공사'로, 공사내용을 '근무자 대기시설'인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사집행계획 문건을 작성·결재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서류만으로는 국회와 외부기관 등에서 골프연습 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공사계약과 각종 신고·협의·통보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 경호처는 현대건설로부터 계약체결 없이 공사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며 공사에 앞서 정식 계약을 요청받고도 골프연습시설 공사를 강행했고, 서울 용산구와 건축 신고 협의나 착공신고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경호처는 2022년 8월 준공검사 완료 후에도 관할구청에 통보하지 않았다.

관저 골프연습시설을 불법으로 추진하면서 국유재산 무단 사용, 미등록·미등기 등 위법 행위도 잇따랐다. 경호처는 공사 착수부터 준공 시점까지 행안부의 일시적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고, 준공 이후로도 3년 2개월여가 지날 때까지 영구적 사용에 필요한 필지 분할과 용도 폐지, 기재부 사용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감사원이 확인했다.

또 경호처는 2022년 6월 골프연습 시설의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에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입력해 국유재산(건물)으로 등록하지 않고, 준공처리 이후에도 부동산 등기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호처는 2024년 11월 대통령비서실로부터 골프연습 시설의 양성화와 원상복구 등의 조치를 요구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통령경호처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의 국유재산 관리·감독도 소홀했다. 대통령비서실은 2022년 9월 관저의 건물과 토지에 대한 관리 권한을 이관받았을 당시 골프연습 시설이 포함돼 있는데도, 실제 현황 일치 여부 등을 대조하지 않았고, 국유재산법에 따른 실태조사도 매년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대통령비서실은 2024년 11월 국감에서 문제 제기가 있을 때까지 골프연습시설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당시 정진석 비서실장도 창고로 알았다고 답변했다고 감사원이 전했다.

감사원은 김 전 처장 등 3명이 각각 퇴직한 점을 고려해 대통령경호처장에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인사혁신처에도 공직 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통보했다. 또 공사집행계획 문건이 허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재한 경호처 직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경징계 이상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골프연습시설의 공사대금 부당 전가 등 비위 행위도 감사로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2022년 7월 중순 1억2700만원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A업체에 3억1700만원의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토록 해 A업체는 3개 업체와 각각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후 총 3억1700만여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A업체는 1억9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감사원은 도급받은 공사 전부를 하도급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가 있는 현대건설 등에 입찰참가자격 제한, 벌점 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하라고 경호처장에 통보하고, 앞으로 사실과 다른 공사집행계획 문건 작성, 공사계약과 각종 신고·협의·통보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국유재산을 무단 사용하거나 미등록·미등기 상태를 장기간 그대로 두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처분했다.

공정거래위원장에게는 공사비를 수급사업자인 하청업체에 대납시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는 현대건설에 대한 시정조치 또는 벌점, 과징금 부과 등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골프연습시설 공사 과정에서 행안부의 부실 감독과 준공검사를 확인하고, 조달청은 설계서가 첨부되지 않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계약 관련 법령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다만 일부 감사요구사항은 이전 감사보고서와 다른 새로운 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선정, 관저 공사예산 증액·집행, 드레스룸 등의 증축 시설물 관련 3개 사항을 종결처리했다. 

감사원은 "관저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대통령비서실 전 비서관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 전 팀장이 논의해 행안부에 추천한 것은 사실로 보이나, 추천인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어 감사에서는 추천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특검의 수사대상에 관저 이전 관련 부당 개입 의혹이 포함돼 있어 특검과 국수본의 수사로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관저 공사예산 증액과 집행과 관련해 이전 감사와 다른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저 증축공사가 이뤄진 부분은 드레스룸과 반려묘실 욕실(사우나 시설은 미설치)로 사용됐으나 이와 관련해 주거용 행정재산에 설치 가능 또는 불가능한 시설물이나 용도 등에 관한 별도 규정이 마련돼있지 않고, 증축 과정에서 관련 법규와 인허가 준수 여부는 이전 감사에서 위법·부당 사항이 지적돼 새로운 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종결처리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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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尹관저 골프연습시설, 경호처장이 부당 지시…초소 조성공사로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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