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쓰는 '이 항암제', 남성에만 효과"…이유 있었다

기사등록 2026/01/29 08:56:43

최종수정 2026/01/29 09:12:24

PD-L1·PD-1 면역항암제, 남성 위암서 생존율↑

여성에겐 효과 낮아…면역기전 복합적 원인

"성차 면역학 고려한 치료 전략 마련할 필요"

[서울=뉴시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기전. PD-L1과 PD-1 결합을 억제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기전. PD-L1과 PD-1 결합을 억제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정환 전문의)은 위암 환자 대상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성과와 이를 추정하는 주요 지표인 'PD-L1'(Programmed Death Ligand-1) 단백질 발현에 따른 분자생물학적 성격이 남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제거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위장하는 신호경로(면역관문)를 차단하는 면역항암제다. 정상적인 면역반응 체계에서 T림프구(T세포)는 종양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데, 암세포는 PD-L1을 발현시켜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러한 PD-L1 단백질과 면역세포의 PD-1 간의 결합을 억제해 T림프구가 활발하게 암세포를 죽이도록 작용한다. 암세포를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세포독성항암제'나 특정 돌연변이 및 수용체를 겨냥하는 '표적항암제'와 달리 우리 몸의 T림프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면역관문억제제는 기존의 수술·항암·방사선 치료로는 차도가 없는 난치성 암환자들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전이성 위암이 대표적이다. 건강검진 및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활성화로 전체적인 위암 치료 성적은 높아졌으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등 높은 병기의 위암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난치성 위암 환자에서도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 병용 치료가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사례들이 누적되며 완치를 목표해 볼만하다는 희망이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가 환자마다 차이가 매우 커 선별이 필요한데, 이를 예측할 만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암세포 표면의 면역 단백질 PD-L1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효과도 좋다는 가설이 약의 작용 기전과 가장 부합하지만, 이조차도 일관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보조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2018~2024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PD-L1 면역조직검사를 받은 위암 환자 468명을 분석, 환자마다 면역관문억제제 효과 및 PD-L1의 발현 양상이 다른 근본적인 배경에 남녀의 성차가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남성과 여성의 위암 면역 미세환경 비교. 여성은 복잡한 면역 환경으로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이 제한적이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남성과 여성의 위암 면역 미세환경 비교. 여성은 복잡한 면역 환경으로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이 제한적이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에 따르면, 남성에서는 PD-L1 양성 판정을 받고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한 그룹의 중앙 생존기간이 1314일로 비투여군(950일)보다 긴 반면, 여성에서는 투여군(897일)과 비투여군(890일) 사이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위암의 병리학적·분자생물학적 성차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남성은 PD-L1 양성 위암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를 동반하거나 전정부(위 아래쪽)에 생기는 경향이 강했는데, 두 요인 모두 활발한 면역반응과 연관이 있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여성에서는 PD-L1 양성 위암과 EBV·전정부암 간에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으며, 다양한 면역 억제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PD-L1·PD-1 억제제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추정했다.

김나영 교수는 "남녀의 면역 체계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면역관문억제제 기반의 위암 치료 시 '성차 면역학'을 고려한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추후 대규모 데이터 연구를 통해 남녀 모두에게 최적화된 면역항암치료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성차기반 소화기계질환 진단·치료기술 개선 및 임상현장 적용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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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에 쓰는 '이 항암제', 남성에만 효과"…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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