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에어로보틱스, 경영권 헐값 매각 배경은

기사등록 2026/01/26 10:01:19

주당 8500원에 매각…시가 절반 수준

"계약 전 매각가 합의…주가 일시 급등"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티피씨글로벌이 해성에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가운데 가격 수준에 대해 헐값 논란이 일고 있다. 현 주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싸게 팔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피씨글로벌은 최대주주로 있던 해성에어로보틱스 주식 365만3336주를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에 양도한다고 지난 23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양수도 금액은 310억5336만원으로, 1주 당 가액은 8500원이다.

새 최대주주로 오를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 조합의 최다출자자는 '칸에스티엔'이라는 법인이다. 로봇 성능과 원가를 좌우하는 구동 부품인 '감속기 전문 기업이다.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아이로보틱스의 2대주주인 케이휴머스와 관계사다.

시장의 궁금증은 주당 가액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매각 결정이 나기 전날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종가는 2만250원이었다. 거래 당일 주가가 급락해 1만7500원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양수자 측은 시장 가격보다 절반 이상 싸게 사는 셈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각 가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단순 지분 매각과 달리 경영권이 붙은 지분 매각은 프리미엄을 받아 시장 가격보다 20~30% 비싸게 팔리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칸에스티엔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인수를 추진했는데 당시 주가는 현재보다 낮았다"면서 "인수 단가를 티피씨글로벌과 합의한 상태로 실사를 진행했으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면서 시가 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평가기관인 미성회계법인 역시 평가기준일 전 1년 간(지난해 1월 23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의 양수도금액이 100억원이상 상장법인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사례 분석결과를 기준으로 산정된 최저치 경영권 프리미엄율(-35.88%)과 최고치 경영권 프리미엄율(190.17%)을 적용해 주식가액의 범위를 최소 7641원에서 최고 3만4578원의 범위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정상적인 M&A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당 가액과 현 주가간 괴리가 큰 것이 계약 체결 이전부터 이면 합의가 존재했기 때문이고, 그 기간 주가가 크게 상승한 점을 이용해 주식담보대출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칸에스티엔 측은 이에 대해 "국내 유명 펀드가 투자 의향을 밝혀왔으며 약 8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칸에스티엔에 유입될 예정"이라면서 "주식담보대출 및 차입 계획은 없으며 유입되는 대규모 펀드 자금을 기반으로 잔금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는 지난 23일 계약금 10%인 31억원을 납입했으며 오는 3월 20일 잔금 279억원을 치를 예정이다.                                   

한편,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지분이 팔리게 됐지만 시장에서는 악재와 호재가 혼재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칸에스티엔과 아이로보틱스, 해성에어로보틱스 3사가 로봇 산업의 핵심 병목으로 꼽혀온 고정밀 감속기 분야에서 ‘완결형 밸류체인 동맹’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시장 재편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덕분이다.

실제 3사는 이번 연합을 통해 ▲감속기 공동 R&D(연구개발)·기술 로드맵 통합 ▲해성에어로보틱스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대량 양산 체계 확립과 원가 혁신 ▲칸에스티엔의 글로벌 고객망을 활용한 크로스셀링 및 해외 시장 확대를 3대 실행 축으로 설정했다. 개발·양산·판매 단계가 나눠 있던 기존 구조를 해소함으로써 개발 기간 단축, 수율 개선, 고객 맞춤형 대응력 강화라는 구조적 이점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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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에어로보틱스, 경영권 헐값 매각 배경은

기사등록 2026/01/26 10:01: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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