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코인시장'…태풍의 눈[머니무브③]

기사등록 2026/01/25 14:00:00

랠리 기대 꺾은 그린란드 이슈…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박스권

전문가 "조정은 끝이 아닌 숨 고르기…새로운 테마 기다리는 비트코인"

[서울=뉴시스]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고 금값도 한 돈에 100만원을 넘어서며 질주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박스권에 갇힌 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EU)에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철회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디지털 자산은 여전히 반응이 미미하다.

이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조정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한다. 앞서 20개월간 300% 넘게 상승한 자산의 일시적 숨 고르기 국면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비트코인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강세장의 핵심 동력이었던 '채택 테마'가 힘을 잃고 있다는 점, 거시경제 불확실성, 제도화 지연 등을 변수로 지목하며 랠리 재개를 위해선 시장 안정과 정책 명확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새해 상승랠리에 기대감 '반짝'…트럼프 '관세 철회'에도 요지부동

25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새해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첫날 1억2800만원대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상승폭을 빠르게 넓히며 단숨에 1억3700만원대까지 올랐다.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흐름 속에서 가상자산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한 매수세는 7일 이후 다소 누그러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3일까지도 별다른 거시지표 없이 1억3500만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했지만 14일 새벽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 1억3700만원, 1억3900만원선까지 연달아 돌파했다. 결국 같은 날 1억4000만원선까지 올라서며 시장에서는 랠리 재점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유럽에 위협적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됐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비트코인은 다시 밀려 1억3100만원선까지 하락했고 지난 23일 그린란드 이슈가 다소 진정된 이후에도 반등이 제한된 채 1억3200만원 안팎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 기준 가격 역시 새해 초 9만달러를 넘어 9만3000달러, 9만5000달러선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뚜렷한 모멘텀 부재 속에 다시 9만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와 금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천장'을 뚫었다.

지난 22일 코스피는 그동안 꿈의 지수로 여겨지던 5000포인트, 이른바 '오천피'에 도달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추가로 1000포인트를 끌어올리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금값 역시 치솟아 순금 한 돈 매입가격은 100만원 선을 넘어섰다.

그간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 '박스피' 같은 자조적 표현이 생겨나며 국내 증시 저평가 인식이 굳어졌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자 코인 강세장을 믿고 진입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허탈감이 더 크게 번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채택 테마 종료'부터 '잠깐의 숨고르기'까지

이런 가운데 글로벌 ETF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인 에릭 발추나스는 최근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조정세에 대해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발추나스는 "지난 20개월 동안 300%가 올랐는데 지금 잠깐 쉬는 게 당연하지 않나"며 "연 200%씩 쉬지 않고 오르기만 하길 기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한 IPO(silent IPO) 분위기 속에서 오래된 고래(OG)들의 일부 차익 실현도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12만6000달러가 영원한 정점이 아니라고 본다면 14개월 횡보가 무슨 문제냐, 비트코인은 원래 장기 투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미국의 거시경제·금융시장 전문가인 짐 비앙코는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비트코인의 '채택(adoption) 테마'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비트코인과 금이 비슷한 환경에서 움직이는 자산임에도 비트코인만 힘을 못 쓰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채택 테마란 기관·기업·개인 등 더 많은 참여자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쓰고 보유하게 되면서 가치가 오른다는 시장의 기대를 말한다.

비앙코는 "모든 비트코인 강세장에는 고유한 테마가 있다"며 "그렇다면 2023~2025년을 이끌었던 '채택' 테마는 이제 끝난 것일까, 실제로 최근의 채택 관련 소식들은 더 이상 시장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테마가 필요한 걸까, 필요하다면 그 테마는 무엇인가"라며 화두를 던졌다.

한편으로 가상자산 전문 투자운용사  비트와이즈 연구원 후안 레온과 말리카 콜라르는 "비트코인을 포기하고 금만 보유하는 선택을 하기엔 이르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과거 회복장마다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한 자산은 비트코인이었다"면서 "비트코인은 2018년, 2020년, 2023년 회복장에서 주식과 금을 꾸준히 앞지르며 가장 강한 반등세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관세 불안이 진정된 이후엔 아직 14% 상승에 그치고 있지만 회복 사이클이 보통 1년 가량 이어졌다는 점에서 오는 4월까지는 다시 선두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몇 달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비트와이즈의 맷 호건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랠리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대형 리스크 해소, 정책 명확성 확보, 거시 시장 안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건은 "비트코인이 주식시장과 완전히 동조하는 자산은 아니지만 S&P500이 20% 급락하는 수준의 충격만 없다면 시장 환경은 충분히 우호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조용한 '코인시장'…태풍의 눈[머니무브③]

기사등록 2026/01/25 14: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